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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뉴어스랩 이재용 대표, 박태근 CPO, 김상용 COO “공급망 탄소 중립을 위한 데이터 공유 솔루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테크42 조회수  

논란 속에 진행되고 있는 ESG 공시 본격화, 중요해지는 공급망 탄소 배출 데이터 수집과 관리
공급망 내 모든 과정의 데이터 확보 필요….원가 정보, 대외비 등의 보안 문제 대두
앤틀러 코리아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통해 탄생한 리뉴어스랩 팀, 공급망·데이터·ESG 전문가 뭉쳤다
최근 국내외에서 ESG 이슈를 두고 긍·부정의 입장이 혼재하는 상황이지만, 이와 별개로 지속가능 공시제도의 본격화, 공급망 실사를 요구하는 등의 다양한 법안 제정이 이뤄지고 있다. (이미지=퓰리처AI 생성)

최근 국내외에서 ESG 이슈를 두고 긍·부정의 입장이 혼재하는 상황이지만, 이와 별개로 지속가능 공시제도의 본격화, 공급망 실사를 요구하는 등의 다양한 법안 제정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해 3월, 상장기업에 기후 관련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SEC는 10월 공시 규칙 최종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연되다가 올해 들어 지난 2월 6일 비로소 자국 내 주식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롯한 기후변화 관련 정보 공개를 의무화했다.

EU의 경우 CSRD(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ESG 공시를 법제화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EFRAG(유럽재무보고 자문그룹)이 개발한 CSRD의 세부 공시표준 ESRS(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 유럽지속가능성보고표준)가 지난해 7월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채택돼 12월 공표된 바 있다.

이와 같은 움직임 속에서 부상한 것이 바로 EU가 주도하는 ‘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탄소국경조정제도 *탄소 가격과 연계된 탄소국경세 개념)’이다. 이는 탄소배출량 감축 규제가 강한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국가로 탄소배출이 이전되는 ‘탄소누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사실, CBAM의 핵심은 EU의 ETS(탄소배출권거래제) 가격과 한국을 비롯한 타국의 ETS가격을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에 따라 EU 국가에 수출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적잖은 비용을 내고 CBAM 인증서를 추가하게 되는데 이는 EU에서 인정하는 검증기관에서 발행한 인증서로 제한 된다. 이러한 CBAM은 내년 전환 기간을 거쳐 2026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ESG 공시 의무화, CBAM을 비롯해 탄소배출권 거래 등은 1997년 교토의정서를 통해 규정된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6대 온실가스의 순배출량을 제로화하겠다는 ‘넷제로(Net-zero)’ 실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미지=퓰리처AI 생성)

이와 같은 ESG 공시 의무화, CBAM을 비롯해 탄소배출권 거래 등은 1997년 교토의정서를 통해 규정된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6대 온실가스의 순배출량을 제로화하겠다는 ‘넷제로(Net-zero)’ 실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여기서 다시 무시할 수 없는 또 한가지가 바로 스콥(Scope)이다. 이는 복잡한 ESG 기준 중에서도 GHG 프로토콜(온실가스 회계 처리 및 보고 기준)에서 정의된 온실가스 배출원 분류 체계다. 스콥(Scope) 1(직접배출), 스콥 2(간접배출), 스콥3(기타배출) 순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바로 스콥 3다. 이는 기업의 제품 생산 전 과정은 물론 직접적인 계약 관계의 1차 협렵사 외 밸류체인에서 발생하는 모든 탄소 배출이 포함된다. 이는 공급망 모든 탄소 배출 데이터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스콥 3의 범위는 넓고 복잡해 아직 법적으로 반드시 따라야 하는 기준은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규범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적잖은 국가들이 이러한 넷제로 달성을 위한 여러 제도와 규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급망 탄소 배출 데이터 수집과 관리, 스콥3에 주목했다

지난달 초 앤틀러 코리아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과한 팀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3기 INVESTOR DAY: Zero to One’에 나선 ‘리뉴어스랩’ 팀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러한 스콥 3에 대응하는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미지=앤트러 코리아)

지난달 초 앤틀러 코리아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과한 팀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3기 INVESTOR DAY: Zero to One’에 나선 ‘리뉴어스랩’ 팀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러한 스콥 3에 대응하는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B2B 공급망 분야에서 해외 공급망 신사업 기획을 경험한 이재용 대표를 비롯해 르노닛산그룹 엔지니어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 법규에 대응한 경험을 쌓은 김상용 COO, 한경협 ESG 전문가이자 펜오션 일등항해사로 선박 탄소배출 관리 경험을 쌓은 박태근 CPO가 뭉친 리뉴어스랩은 동명의 공급망 단소중립을 위한 데이터 공유 솔루션을 선보였다.

당시 발표에 나선 이재용 대표는 “올해 초 글로벌 완성차 기업 9곳이 탄소 배출량을 잘못 보고 했다는 강한 비판을 받았다”며 “공급망 내 부품 업체와 같은 곳에서 발생되는 탄소 배출량 스콥3를 잘못 계산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발표에 나선 이재용 대표는 “올해 초 글로벌 완성차 기업 9곳이 탄소 배출량을 잘못 보고 했다는 강한 비판을 받았다”며 “공급망 내 부품 업체와 같은 곳에서 발생되는 탄소 배출량 스콥3를 잘못 계산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테크42)

리뉴어스랩에 따르면 이처럼 잘못된 스콥3 계산은 부정확한 탄소배출 데이터 수집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글로벌 기업이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스콥1, 2에 비해 공급망 내 존재하는 관계사의 탄소 배출 데이터까지 완벽하게 수집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리뉴어스랩은 바로 이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의 협력사에게 탄소배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다시 이 데이터를 가공해 글로벌 기업에 제공하고 수수료를 얻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저희는 1차 협력사를 비롯해 수많은 2차 협력사까지 수평적인 엔드 투 엔드 데이터 공유 구조를 만들어 이 구 조 내에서 협력사가 걱정하는 원가정보 등의 대외비를 보호하면서 탄소 배출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데이터를 글로벌 기업에게 누가, 어디서, 얼마나 배출하는지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합니다. 이렇게 확보된 데이터는 탄소 중립과 감축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리뉴어스랩은 1개 기업 당 400만원이라는 명확한 데이터 구매료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이미 서비스 제안 및 킥 오프가 완료된 리드고객 50개사를 확보했다. 또한 BMW,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는 공급망 관리 실증을, 현대성우그룹, 서안이노빌리티 등과는 탄소배출 관리 서비스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도 밝혔다.

각자 다른 사연과 삶이 교차되던 순간

(왼쪽부터) 리뉴어스랩 박태근 CPO, 상용 COO, 이재용 대표. (사진=테크42)

지난 인베스터데이 이후 한달이 조금 더 지난 시점에서 서울 강서구 마곡에 사무실을 마련한 리뉴어스랩 팀을 만났다. 리뉴어스랩은 사실 이재용 대표가 앤틀러 프로그램 참여 1년 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초기 비즈니스 모델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유통과 해외 사업 개발이었다. 함께하던 코파운더가 떠나고 크고 작은 부침을 거치며 회사는 성장 대신 정체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다른 스타트업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네트워킹,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방법을 찾았다는 이 대표. 앤틀러 프로그램은 그런 와중에 발견한 마지막 기회였다고 한다. 대부분 예비 창업자를 선발해 치열한 과정 속에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팀을 결성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앤틀러 프로그램이었기에, 이미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이 대표와 같은 지원자는 이례적이었을 법했다. 아니나 다를까. 당시를 돌이키는 이 대표가 웃으며 털어 놓은 이야기는 이러했다.

“강지호 파트너님과 정사은 파트너님 두 분 다 딱 한 마디 씩 물어보시더군요. ‘아이템을 포기할 수 있냐’ ‘회사를 포기할 수 있냐’는 질문이었죠(웃음). 차마 회사를 포기할 수 있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한 거 같고, 아이템과 관련해서는 제가 풀고 싶은 기후위기,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된 것이라면 언제든 바꿀 수 있다고 했어요.”

이후 프로그램 과정을 거치며 이 대표는 무수히 많은 예비 창업자들과 팀 결성 가능성을 모색하며 시간을 과정을 밟았다. 팀이 결성된 것은 프로그램이 진행된지 8주차 무렵, 앤틀러 코리아의 시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발표를 한달 앞둔 시점이었다. 이 대표는 “운명처럼 공동창업자를 만났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의 팀워크는 빠른 실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테크42)

“박태근 CPO와는 서로 말만 하며 지내다가 우연찮게 부트캠프를 하며 함께하게 됐어요. 특히 김상용 COO는 팀을 컨펌받는 트랙아웃이 끝난 이후 합류한 케이스에요. 프로그램 초기에 저와 환경 문제를 2~3주 같이 논의하다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고 나가셨는데, 제가 삼고초려해서(웃음), 결국 모셔왔죠.”

함께 자리한 박태근 CPO, 상용 COO 역시 당시 기억이 떠오르는 듯 미소를 띄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두 사람의 지난 커리어 역시 리뉴어스랩의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성이 적지 않다. 박 CPO의 경우 항해사로서 해운사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탄소 중립 미션에 대해 일찌감치 인식한 바 있다.

“업 특성상 저는 고교 시절 해양계열 학교를 시작으로 한국해양대학교를 거쳐 20년 가까이 이 분야에만 쭉 있었어요. 결국은 선장이 최종 목표인데, 어느 날부터 정해진 길을 가기 보다 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생각 끝에 퇴사 후 전문성과 관련 없는 창업을 무작정 하고 개발을 공부하면서 역량을 쌓다가 앤틀러 프로그램을 알게 되고 합류한 거죠. 다시 제 전문 역량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시작했고, 그게 탄소중립이었어요. 해운 산업은 ‘2050 넷제로’를 바탕으로 탄소 중립에 대한 미션이 굉장히 강하게 드라이브가 걸려 있는 산업이예요. 이재용 대표와는 프로그램 내내 깊게 대화할 기회가 별로 없다가 마지막에 인연이 닿아서 서로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앤틀러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인연이 된 세 사람, 밤낮을 함께 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나가는 압축적인 과정을 거치며 그 누구보다 신뢰하는 관계가 됐다. (사진=테크42)

김 COO 역시 자동차 연구원으로서 한 회사에서 오롯이 8년을 재직한 전문가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법적 규제에 대응하는 한편 데이터 분석을 통한 대책 수립을 경험한 바 있다. 김 COO는 “어렸을 때 꿈이 직장인은 아니었다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달았고, 그렇게 다른 방향을 찾다가 스타트업이라는 세계를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에게 리뉴어스랩이 더욱 각별한 이유는 앤틀러 프로그램에 두 번 도전 끝에 얻은 기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회사를 다닐 때는 그다지 노력하지 않아도 좋은 고과를 받을 수 있었어요. 100을 다 쓰지 않아도 됐던 거죠. 그 와중에 스타트업을 알게 되고 공부를 하면서 매력을 느끼게 됐죠. 결국 내가 100을 다 쓸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는 생각에 앤틀러 코리아 2기로 지원했는데, 떨어졌어요(웃음). 포기하지 않고 3기에 지원해서 합류하게 된 거죠.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느낀 것은 제 도메인이나 전문 역량을 파야한다는 거였어요. 첫 시도는 제 도메인인 자동차였는데, 아무리 고민해도 문제점을 바꾸기가 어려워 보였죠. 오래된 산업들의 공통점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제 전문 역량을 기반으로 방향을 찾던 중에 리뉴어스랩에 합류하게 됐어요. 이 대표 말처럼 삼고초려는 아니고 꽤 오랫동안 티키타카하면서 고민했던 것 같아요(웃음).”

탄소배출 관리 어려움 겪는 중소업체에 주목하다가 공급망까지 확대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UNSW)에서 국제관계를 전공한 이재용 대표는 전공과 별개로 사람을 만나고 함께 무언가를 하는 일들에 흥미를 느꼈다. 다양한 관심사를 기반으로 대학 시절부터 몇몇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탄소배출 관리와 공급망에 대한 경험을 쌓은 것은 전력 인프라 제조 기업의 B2B 해외 공급망 영업 업무를 접하면서부터였다. 국내외 대기업을 비롯해 1차 협력사, 중소기업을 오가며 공급망 영역에서 탄소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음을 일찌감치 깨달은 것이다. 그렇게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역량은 신재생에너지 등 탄소중립을 위한 창업으로 이어졌다.

“이미 2018년부터 해외 기업들은 ESG와 탄소 배출 데이터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했어요. 기업의 업과 별개로 공급망에서 탄소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는 것, 대기업이 먼저 움직이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향후 이 분야에 큰 액션이 생길 거라 판단했죠.”

글로벌 기업이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스콥1, 2에 비해 공급망 내 존재하는 관계사의 탄소 배출 데이터까지 완벽하게 수집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리뉴어스랩은 바로 이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의 협력사에게 탄소배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다시 이 데이터를 가공해 글로벌 기업에 제공하고 수수료를 얻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지=리뉴어스랩)

그렇게 시작된 이 대표의 리뉴어스랩은 앤틀러 프로그램을 통해 김상용 COO, 박태근 CPO라는 코파운더를 만나며 중소기업을 위한 탄소 배출 관리를 넘어 공급망 내 탄소배출 관리를 위한 데이터 공유 솔루션으로 이어진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던 과정을 떠올리던 김상용 COO는 “초기 인식은 탄소 배출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기업을 위한 서비스로 시작한 것”이라며 “결국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소규모 기업을 비롯해 공급망 전체를 다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확하게 깨달았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리뉴어스랩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지난 인베스터데이 이후 리뉴어스랩에는 투자자를 비롯해 솔루션 도입을 위한 고객사들의 미팅 제안이 이어졌다. 이제 막 피보팅을 한 극초기 스타트업으로서는 반색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리뉴어스랩이 택한 것은 속도조절이었다. 이 대표는 “1차 미팅 이후 현재 수준이 완벽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대기업을 비롯해 투자자 등 다양한 분들이 관심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투자 유치와 관련해서는 1차 미팅 이후 저희는 시간을 갖고 좀 더 완벽을 기하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어요. 스스로 만족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거죠. 그래서 한 달의 유예 기간을 두고 2차 미팅을 제안했습니다. 물론 극초기 스타트업으로서 후속 투자는 빨리 진행하는 것이 맞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양해를 구하니 오히려 더 좋게 봐 주시는 듯합니다. 그 외에 사업적으로는 국내외 완성차 기업들의 1차 부품 협력사 몇 곳과 구체적인 계약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기후 위기 대응, 리스크가 아닌 기회로 만들 것

리뉴어스랩은 현재 탄소배출을 산정하기 위해 기업 내외부에 파편화돼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 하반기에는 제품 별 탄소 배출량, 스콥 3에 대한 탄소 배출량 분석까지 가능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모든 데이터가 투명하게 괸리되고 추적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 포인트”라고 언급했다. 이에 더해 박 CPO는 “이 과정에서 리뉴어스랩이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은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위변조를 방지하는 것과 보안”이라고 강조했다.

리뉴어스랩은 현재 탄소배출을 산정하기 위해 기업 내외부에 파편화돼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 하반기에는 제품 별 탄소 배출량, 스콥 3에 대한 탄소 배출량 분석까지 가능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미지=리뉴어스랩)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는 방법론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산정에 재료가 되는 기초 데이터인데, 이것이 언제, 누구에 의해 생성됐는지, 거기에 얼마나 많은 값이 있는지 여부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데이터 수집 과정에 위변조가 일어나지 않으면서 한 번에 수집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려 하고 있어요. 또 하나 대기업의 경우 계열사, 협력사 등에 담당자들이 굉장히 다양하고 데이터가 오가기 되면 보안 문제가 발생하거든요. 특히 공급망을 건드리는 것은 필연적으로 보안 이슈가 따르죠. 특히 협력사의 경우 대기업에 납품을 하는 입장이니 데이터를 제공하면서도 한편으로 원가 정보나 회사의 핵심 물질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는 데이터가 저장되는 순간부터 저희도 볼 수 없는 암호화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시스템적으로 보안을 최대화해 정보 노출이 없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거죠. 나아가 이 데이터가 어디까지 공개되고 어느 수준까지 보여줄 수 있는가를 기업이 확실히 결정할 수 있는 ‘데이터 주권’ 문제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박태근 CPO는 “이 과정에서 리뉴어스랩이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은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위변조를 방지하는 것과 보안”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 기업의 경우 탄소 배출 관리는 고사하고 규제를 인지하고 대응하는 전문 부서 조차 구성하기 힘든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김상용 COO는 “기업과 계약 시 탄소배출이나 공급망 관리 등의 안내, 교육 등을 제공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인천대학교와 협력해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ESG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공급망 탄소 중립을 위한 데이터 공유 솔루션을 바탕으로 리뉴어스랩이 구상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다양하다. 이 대표는 “시장이 급변하고 규제가 이제 막 도입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함부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며 말을 이어갔다.

“우선은 기업의 활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탄소 배출량을 비롯해 얼마나 감축할 수 있는지를 SaaS 형태로 서비스하고 있는 중이죠. 그 외 저희가 공통적으로 보는 것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국가기관 조차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저감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기술을 국가 주도하에 개발되고 있는 것들도 있고 스타트업도 참여하고 있죠. 저희는 이 과정에서 기업의 상황에 맞춰 공급망 내에서 제품이 만들어 질 때 어느 정도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지를 좀 더 간편하고 명확하게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시 데이터를 관리하는 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핵심은 데이터인 거죠. 또 자산운용사 등 금융과 연계에 중소기업이 자기 자본 없이 탄소 배출 저감 설비를 도입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고려하고 있고요. 궁극적으로는 국내외 시장에서 공급망으로 접근해 탄소 배출을 관리하는 선도 기업으로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카테나-X와 지난달 미팅을 진행한 리뉴어스랩은 올해 어드바이저 등록을 넘어 정식 멤버 등재까지 추진 중이다. (이미지=리뉴어스랩)

이와 같은 리뉴어스랩의 계획들은 이미 착착 진행 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올 하반기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카테나-X(CATENA-X)’의 어드바이저 등록이다. 초기 독일 자동차 회사들이 주축이 돼 공급망 탄소 중립 문제 해결을 위해 조직한 카테나-X는 현재 세계 각국의 주요 기업들의 참여가 이어지며 하나의 국제 기구화 된 상황이다. 흥미로운 점은 아직 우리나라 기업 중 카테나-X에 참여한 사례는 없다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 중국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카테나-X와 지난달 미팅을 진행한 리뉴어스랩은 올해 어드바이저 등록을 넘어 정식 멤버 등재까지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리뉴어스랩 외에 카테나-X의 어드바이저 등록을 진행하는 국내 기업 케이스는 없다고 확인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미팅을 통해 카테나-X에서 한국과 관련된 데이터, 기업들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희가 한국 기업과 카테나-X의 파이프라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죠. 내년에는 카테나-X의 프로토콜에 맞춰 저희 서비스 인증을 받을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 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공급망 내에 협력사들의 데이터와 관련된 서비스도 가능해 질 것이라고 봅니다.”

리뉴어스랩은 올해 안해 950개 기업 공금망을 포함해 온실가스 배출 데이터를 수집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스콥 3, 즉 대기업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1차 협력사를 넘어 그 아래 복잡하게 연결된 2차, 3차 협력사의 데이터까지 파악하는 이른바 ‘공급망 맵핑’을 위한 것이다. (이미지=리뉴어스랩)

리뉴어스랩은 올해 안해 950개 기업 공금망을 포함해 온실가스 배출 데이터를 수집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스콥 3, 즉 대기업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1차 협력사를 넘어 그 아래 복잡하게 연결된 2차, 3차 협력사의 데이터까지 파악하는 이른바 ‘공급망 맵핑’을 위한 것이다. 이러한 리뉴어스랩의 계획들은 다음달 13일부터 양일간 개최된는 ‘넥스트라이즈 2024’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인터뷰 말미, 3인의 리뉴어스랩 코파운더는 각자 마음 속 비전을 드러내며 이어질 도전의 각오를 재차 다졌다.

이재용 대표 : 저희는 기후 위기 규제가 기업에게 리스크가 아닌 기회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개인적인 목표는 저희가 공짜로 받은 이 지구를 잘 유지하고 나아가 좀 더 나은 환경으로 만들어, 제 아들을 비롯한 후대에 물려주고 싶다는 거죠.

박태근 CPO : ESG라는 것은 규제로 시작하지만 결국 그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는 지표가 됩니다. 그런 미래의 부가가치를 하루라도 더 앞당겨 가져와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그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작은 기업들도 탄소 중립에 한 발 더 앞서갈 수 있도록, 나아가 지금은 뒤쳐져 있다고 평가받는 우리나라의 탄소 중립 시스템이 앞서 갈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김상용 COO : 지금은 제조기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산업 단지, 도시, 국가 규모로 탄소 중립에 대한 비전은 넓어질 거라고 봅니다. 그 과정에서 경쟁도 있을 것이고 서로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확실한 것은 기업 수준을 넘어서 엄청난 데이터가 있고,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을 거라는 거죠. 저희는 그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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