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22일 개최한 ‘제31차에너지위원회’의 핵심 안건은 △전력시장 제도개선 방향 △재생에너지 해외진출 지원 방안 △이산화탄소포집저장(CCS) 산업육성 전략으로 요약된다.
현재 전력 시장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증가로 전력 수급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전력 도매가격(SMP)의 변동폭 상승, 발전소와 수요지간 이원화 등 문제도 커졌다.
산업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전력 구매 방식, 가격 결정 구조, 발전소 입지 등을 종합해 고려한 대안을 담았다.
가장 큰 변화가 일 곳은 전력 거래 분야다. 현재 전력시장은 하루 전에 1시간 단위로 예측한 전력수요와 발전기별 입찰량에 근거해 발전계획을 수립한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증가로 하루 전 계획과 실제 수급 간의 오차가 커지면서 보완 필요성이 대두됐다. 태양광 발전이 집중되는 오후 1시께 최근 11년 사이 오차 규모는 2012년 1.2GW에서 2023년 2.5GW로 두 배 이상 커졌다.
이에 산업부는 실제 수급 시점에 근접해 전력을 거래하는 실시간 시장을 개설한다. 실시간 시장은 당일 75분부터 수요를 예측해 조정된 발전량을 거래하기 때문에 수급 오차를 줄일 수 있다.
예비력 시장 운영 방식도 개선한다. 수급 예측보다 전력이 부족하면 예비시장에서 이를 보충하는데 현재 보상 수준은 실제 발전에 참여했을 때와 비교해 크게 낮다. 앞으로는 예비력의 시장가치를 정확히 산출하고, 이를 통해 유연성이 높은 발전기에 대한 보상을 확대한다.
현재 비용기반시장(CBP) 기반 도매가격 결정은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가격 입찰 비중을 높인다. 발전사업자가 스스로 기회비용 등을 고려해 가격을 산정해 입찰하고, 가격순으로 급전 순위를 정한다.
도매 가격(SMP)의 지역별 차등도 이뤄진다. 산업부는 전국 권역을 수도권, 비수도권으로 나눠 SMP를 차등한다. 근거는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분산에너지법이다.
전력 계통 상황에 비해 발전기가 과잉 공급된 구역은 SMP가 하락하고 발전기가 부족한 구역은 상대적으로 SMP 상승하는데 이는 곧 발전소 입지 신호로 작용한다. 현재 비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전력계통에 부담을 주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자원의 수도권 진입 유인책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지역별 SMP 차등이 소매요금 차등으로 곧바로 이어지진 않는다. 산업부는 도매가격 차등을 우선 시행해 정확한 지역별 원가를 산출하고 이와 별도로 지역별 소매 요금을 산정할 예정이다.
신규 발전소는 용량시장을 통해 전력 시장에 진입시킬 계획이다. 설비 진입 단계부터 경매 방식을 통한 경쟁을 적용해 비용효율적인 발전기의 우선 가동을 유도한다.
정연제 서울과기대 교수는 “전력 거래에 있어 시장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제도 개편의 방향”이라면서 “앞으로 계약 시장 도입 등을 통해 전력 전체 구매 비용에 대한 장기 예측성을 높이는 등의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산화탄소포집저장(CCS) 산업육성 전략은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의 해외 진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민관 합동 재생에너지 해외 진출 협의회’를 구성하고 프로젝트별로 ‘팀 코리아’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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