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으로 바꿉시다.”
국민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이 이번 달에만 3번째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인터넷에 쏟아진 이용자들의 반응이다.
22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5월 둘째 주(5월 6일~5월 12일)와 셋째 주(5월 13일~5월 19일) 국내 라인 앱 신규 설치 건수는 각각 7만1220건, 7만2888건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주간 기준 신규 설치 건수가 평균 4만~5만건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5배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번 달 신규 설치 건수는 모바일인덱스 통계 집계 이후 지난 2022년 10월 카카오톡 데이터센터 화재를 제외하고는 사상 최고치다. 앞서 5월 첫째 주(4월 29일~5월 5일) 라인 앱 신규 설치 건수도 5만8346건으로 9개월 만의 최고치이자 올해 기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라인 운영사인 라인야후에 대해 지분 매각을 압박한 것이 한·일 간 국가 갈등으로 커지면서 한국에서 라인 설치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카카오톡이 연속으로 장애 사고가 발생하면서 라인을 찾는 이용자가 늘어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1일 카카오톡에 대한 긴급 현장점검까지 착수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네이버 입장에서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네이버가 개발한 라인은 일본 시장을 선점했지만 국내에선 카카오톡에 밀려 존재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카카오톡이 약 4300만의 이용자를 확보한 반면 라인은 월 이용자 200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메신저 등 개인 간 통신 서비스가 다른 서비스와도 상호 운영될 수 있도록 무료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라인에 호재다.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3월 한 학술지를 통해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카카오톡에 문제가 생기면 라인, 텔레그램 등 주요 대체 메신저 앱들과 상호 호환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면서 “각종 공적 서비스의 카카오 의존도를 분산화하고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 유럽은 이 같은 내용의 정책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지난 3월부터 시행한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에는 개인 간 통신 서비스를 다른 동일 서비스와 상호 호환해 운영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됐다. 이를 어길 경우 글로벌 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DMA에 따라 유럽 내 핵심 메신저 서비스로 지정된 메타의 ‘왓츠앱’과 ‘메신저’는 타사의 메시지 앱과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상황이다.
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서비스 장애를 최소화하도록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면 가장 좋지만 비용적인 부분이 큰 문제일 것”이라며 “기업 간 협력만으로 서비스 호환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EU의 경우 법으로 강제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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