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는 우리 삶과 일하는 방식,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안전하고 혁신적이며 포용적인 AI를 만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겠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AI 시대에서 보다 안전한 AI를 위해서는 각 지역의 문화, 가치를 존중하는 책임감 있는 다양한 AI 모델의 등장이 필요하다.”(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지난 21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AI 서울 정상회의’가 개최됐습니다. 작년 11월 영국 버킹엄셔주 블레츨리 파크에서 열렸던 ‘AI 안전성 정상회의’에 이어 6개월 만입니다.
이번 회의는 제한된 준비 시간 때문에 처음부터 ‘온라인 회담’을 전제로 마련됐다고 합니다. 정부 측 관계자는 “작년 영국 회의에서 개최 시기 등이 조율됐고 주요국 정상, 국제기구 수장, 빅테크 대표까지 모두 일정을 맞추다보니 스케줄상 대면 회의가 쉽지 않아 처음부터 온라인 미팅으로 계획했다”면서 “후속 회의도 유럽에서 다소 촘촘한 타임테이블(6개월)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글로벌 기업 수장 중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에릭 슈밋 전 구글 대표가 참석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을 대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금감원 및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참석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독자적인 초거대 AI 모델을 보유하고 있고 정보통신기술(ICT),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선도국으로서 대한민국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참가자에 신경을 썼다는 후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최초의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올 초 출시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보이스피싱 범죄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전화가 왔을 때 피싱 범죄를 걸러낼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널리 활용된다면 애플을 능가할 경쟁력이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평소에도 외부 인사들과 만나면 AI 딥보이스 기술 발전과 관련해 생기는 여러 부작용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8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AI 딥보이스가 굉장히 정교해, 큰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선제적 대응을 해야한다”면서 “삼성전자와도 만나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으며, 그 곳도 이쪽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혁신 과정에서 AI의 악용을 최소화하고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이 전 세계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며 “삼성은 전 세계 엔지니어를 응원하고 청년들을 교육하는 데 힘을 쏟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와 사회 내부의 기술 불평등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글로벌 협업을 통해 AI가 지금 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해진 GIO는 국내 플랫폼 기업을 대표해 ‘데이터 주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온 인물입니다. 그는 이날 화상회의에서도 미래 세대를 위해 다수의 AI 모델이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GIO는 “사용자들이 하나의 키워드로 다양한 결과에서 정보를 선택하는 검색과 달리, 바로 답을 제시하는 AI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답을 얻는 방식”이라며 “이러한 AI의 특성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네이버는 각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책임감 있는 다양한 AI 모델들이 나와 많은 글로벌 국가들이 자체 소버린 AI를 확보할 수 있도록 어떤 형태든 기술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네이버는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AI 윤리 준칙 발표에 이어 보다 구체화된 AI 안전 실행 프레임워크인 ‘세이프티 프레임워크’를 다음 달 공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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