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2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을 탑재한 첫 양산차를 2026년 내놓는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기존 계획보다 양산 시점을 늦추거나 일부 차종 개발을 취소하는 등 속도 조절에 돌입했다.
21일 현대차그룹이 주요 부품 협력사와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첫 eM 플랫폼 탑재 전기차로 제네시스 ‘GV90′(프로젝트명 JG)를 낙점했다. GV90은 초기 개발 계획 수립 당시 2025년 4분기 양산을 계획했지만, 생산 여건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2026년 1분기 양산을 시작한다.
이어 두 번째 eM 플랫폼 기반 전기차로 제네시스 ‘2세대 GV80 EV'(프로젝트명 JX2)를 2026년 3분기 내놓을 계획이다. 전기차로 거듭날 GV80 역시 계획보다 양산 일정을 1분기 미뤘다.
첫 eM 플랫폼 전기차 출시가 유력했던 기아 ‘GT1(프로젝트명)’은 개발을 전면 취소했다. 기아는 K8 후속 모델이자 준대형 세단 전기차로 알려졌던 GT1을 2025년 4분기를 목표로 개발해 왔다. 하지만 최근 사업성이 적다는 판단 아래 최종적으로 양산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2년 2세대 전기차 플랫폼 eM 개발을 선언하면서 2025년부터 이를 적용한 신차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적용은 2026년 이후로 미뤄졌고, 현재 양산을 확정한 모델은 2종에 불과하다.
eM 생산 목표도 보수적으로 잡았다. 현재 수립한 GV90 국내 생산 목표는 2만~3만대, 2세대 GV80 EV는 3만대다. 지난해 GV80의 글로벌 판매량이 5만6469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목표치가 높지 않다.
eM은 모든 전기 승용차 차급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으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를 1세대 E-GMP 플랫폼 전기차 대비 50% 이상 개선한다. 아울러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고, 무선 업데이트 기본화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이 eM 플랫폼 도입 속도를 늦추는 것은 전기차 전환이 시장 예측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기존 1세대 E-GMP 전기차와 함께 시장 선호도가 높은 하이브리드차 제품 수명을 길게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 울산에 전기차 전용 신공장을 짓고 있는 동시에 하이브리드차 배터리 수급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100만대 규모의 하이브리드차 배터리를 공급할 1차 협력사 선정 작업에도 착수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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