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소형 가솔린 ‘카파엔진’ 국내 단산 결정
인도 및 브라질 현지 공장에서는 지속 생산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소형 가솔린 엔진의 생산을 중단한다. 국내 수요가 떨어진 경차용 내연기관 엔진의 생산을 해외 공장이나 계열사로 이전하고 국내 시설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생산에 집중한다.
경차용 카파 엔진, 올해 안에 생산 중단
14일 아시아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소형 가솔린 엔진 ‘카파 엔진’의 국내 생산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노조와 고용안정위원회를 열고 인력 재배치를 논의, 합의는 몇 달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카파 엔진은 경차용 1.0리터, 수출용 1.4리터, 하이브리드용 1.6리터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돼 왔다.
캐스퍼, 모닝, 레이와 같은 경차부터 엑센트, 리오 등 소형 세단 그리고 코나, 아반떼, 니로 하이브리드 같은 소형 하이브리드 SUV에까지 폭넓게 적용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울산 공장에서 연간 약 16만 대의 카파 엔진을 생산해 왔으나 올해 중단하고 수출용 엔진은 현대위아로 이관할 계획이다.
인도, 브라질 공장 등에서 현지 생산은 지속
카파 엔진의 국내 생산이 시작된 2012년 당시, 국내 경차 시장은 연간 20만 대 이상의 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9년 뒤인 2021년 9만 5000대까지 줄었으며 이후 지난해 10만 대 수준을 겨우 회복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의 전동화 투자가 증가하면서 내연기관 엔진 및 부품 생산을 해외 공장이나 계열사로 옮기는 탈내연기관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반면 신흥 시장에서의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이에 따라 인도와 브라질 공장에서 카파 엔진의 현지 생산이 지속될 예정이다.
특히 2022년 새로운 엔진 공장을 브라질에 설립하고 울산 공장에서 현지 조립형 생산(CKD) 방식으로 수출되던 카파 엔진 물량 일부를 이전하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연간 25만 대 규모의 카파 엔진 전용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 엔진은 현지 i10, i20 모델은 물론 유럽 수출용 i30에도 적용되고 있다.
캐스퍼 전기차 생산 확대
현대차의 지역별 생산 전략 변경은 국내 소비자들의 친환경차 선호가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위주로 생산 체제를 재편할 계획이다.
지난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현대차는 중·대형 및 소형 차종에 특화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개발을 밝히며 전 차종에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현대차는 또한 친환경차 트렌드에 맞춰 캐스퍼 전기차의 국내 생산물량도 확대할 예정이다. 캐스퍼 생산 업체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올해 7월 전기차 양산에 착수하고 하반기 생산량의 7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차는 이렇게 생산된 캐스퍼 전기차를 경차의 인기가 높은 일본과 유럽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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