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육성에도 불구하고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R&D) 비중이 0~2%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KT 경우 3사 중 유일하게 1분기 R&D 비용이 감소했다. 미래 성장성 확보를 위한 비통신사업 투자와 6세대(6G) 이동통신 선행기술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관련 기술투자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각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KT는 올 1분기 R&D 비용으로 약 571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줄어든 액수다. 같은 기간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0.94%에서 0.86%로 감소했다.
반면 SK텔레콤은 1분기 R&D 투자액이 약 901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9.2% 증가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로 KT의 2배가 넘는다.
LG유플러스 경우 절대금액은 적지만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 회사의 1분기 R&D 투자비는 지난해보다 21.3% 증가한 약 391억원이다. 분기 기준 최고치로 3년 전과 비교해 2배가량 늘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18포인트(p) 늘어난 1.09%로 KT를 앞질렀다.
SKT는 올 1분기 유무선 인프라 경쟁력 강화와 AI 사업을 위한 다양한 AI 기술 개발에, LG유플러스는 AI 기반의 디지털전환(DX) 연구에 R&D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KT 역시 네트워크부문 및 기술혁신부문 산하 연구소를 중심으로 전사 AI 거버넌스 강화와 사업 확장, 기술 경쟁력 및 6G 등 미래 네트워크와 서비스 안정 운용 강화에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KT R&D 비용은 감소세다. 지난해에도 연구개발비를 2.3% 줄였다. 특히 R&D 지출 대부분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타사와 달리 40%가량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에도 연구개발비 비중이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KT 측은 유무선 통신 서비스를 위한 설비투자비용(CAPEX) 지출이 3사 중 가장 많은데다 연구개발비 역시 연간 계획에 맞춰 집행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통신업 특성상 인프라 등 CAPEX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AICT(AI+ICT) 기업을 표방하며 AI 사업 강화에 나선 상황에서 관련 기술 개발과 연구는 저조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통신사는 구조상 인프라 유지 비용이 높아 R&D 집행이 제한되는 부분이 있다지만 글로벌 통신사와 비교해도 절대금액과 비중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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