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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M&A 전략으로 성장한 ‘넷마블’… 코웨이·스핀엑스 덕봤지만 1조원대 차입금에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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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해온 넷마블이 차입금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위기때 마다 M&A와 투자를 거듭하며 반전을 이끈 ‘승부사’로 평가받는다. 지난 2020년 인수한 코웨이, 2021년 인수한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 등이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연이은 빅딜로 인한 차입금을 메우기 위해 하이브 지분 등 우량 자산을 정리하고 있다.

◇ 스핀엑스 인수로 단기차입금 1조 넘어

20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하이브 지분 110만주(2.6%)를 미래에셋증권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주당 처분가액은 19만9000원으로 책정돼 2198억9000만원을 확보하게 됐다. 넷마블은 작년 11월에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하이브 주식 250만주(6%)를 처분하고 5235억원을 현금화했다.

넷마블이 하이브 지분을 유동화하는 것은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서다. 방 의장 주도로 넷마블은 2021년 10월 미국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2조50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1조원 이상의 외화 단기차입금이 발생했다. 지난 1분기 기준 넷마블이 보유하고 있는 단기차입금은 1조3000억원 수준이다. 작년 상반기에는 차입금이 1조7000억원에 육박했으나 하이브 지분을 팔아서 줄였다.

넷마블은 지난 2018년 하이브가 ‘방탄소년단(BTS)’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장하던 시기 2014억원을 투자해 지분 18.2%를 확보했다.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방준혁 의장과 친척 관계로 알려져 있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투자한 후 지금까지 넷마블이 보유한 하이브 주식 가치는 7배 이상 치솟아 1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는데, 차입금이 쌓이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정리가 불가피해졌다.

스핀엑스 인수 규모는 국내 게임업계 M&A 사상 최대 규모로 꼽힌다. 방 의장이 급성장하는 소셜카지노 게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사행성 조장 우려로 서비스 규제가 많지만 글로벌 소셜카지노 게임 시장 규모가 2020년 50억달러(6조7775억원) 수준에서 올해 72억달러(9조7596억원)로 급증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스핀엑스가 게임 부문에서 성과를 내면서 넷마블은 세계 모바일 카지노 슬롯 게임 시장에서 매출 3위에 올랐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스핀엑스가 서비스하는 ‘잭팟 월드’ ‘캐시 프랜지 카지노’ ‘랏차 슬롯’의 2022년 3월~2024년 3월 사이 매출은 1조원에 육박한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모바일 카지노 게임은 넷마블 모바일 게임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넷마블 전체 모바일 매출 대비 모바일 카지노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45.5%에 달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게임사들의 주력 장르인 역할수행게임(RPG) 매출 비중(33.6%)보다 높은 수준이다.

◇ 부채비율 55.9%… 2019년 대비 3배가량 높아

스핀엑스 인수에 앞서 2020년 넷마블은 1조7400억원을 투입해 코웨이 지분 25%를 사들였다. 올 1분기 코웨이는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4개 분기 연속 매출 1조원을 기록했다. 인수 후 작년까지 3년 동안 넷마블이 벌어들인 배당수익만 7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와 가전 렌탈 기업간의 사업상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넷마블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올 1분기 영업이익 42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해 아직 본격적인 성장세를 예단하기에는 이르다.

부채 비율도 높다.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넷마블의 부채비율은 55.9%다. 전년(58.9%)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2019년(19.4%)과 비교하면 3배 가까운 수준이다. 넷마블은 하이브 이외에도 투자기업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2021년에는 카카오뱅크 지분 1523만여주(1조449억원), 카카오게임즈 지분 332만여주(2371억원)를 처분한 바 있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차입금 부담으로 넷마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은 수명이 짧은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이 90% 안팎인 점도 약점”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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