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미국 공장 노조 결성이 좌절되면서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노조를 확대하려는 미국 전미자동차노조(UAW) 기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벤츠 앨라배마주 공장 2곳에서 노조 결성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결과, 전체 노동자 절반 이상인 2642명이 노조 결성에 반대표를 던졌다.
뉴욕타임즈는 공화당 텃밭인 남부에서 자동차 노조에 대한 비우적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를 비롯 공화당 남부 지역 주지사 6명은 노조 결성이 자동차 업체들의 일자리를 다른 지역으로 몰아낼 수 있어 노동자의 노조 가입을 만류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지역 정서에 더해 UAW가 벤츠 공장에서 실패한 사례가 인근에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도 노조 기세를 꺾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따라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추가 노조 결성에도 어려움이 관측된다.
에릭 고든 미시간대 경영학 교수는 현대차 공장에서 노조를 조직하는 것이 벤츠 공장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든 교수는 “한국 자동차 업체는 독일보다 노조와 더 적대적 관계를 맺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노조와 한 회의실에 함께 앉는 데 덜 익숙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UAW는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기업에서 전례 없는 동시 파업을 벌인끝에 4년간 임금을 25% 인상하는 합의안을 끌어냈었다.
이후 현대차와 토요타, 혼다 등 무노조 13개사 노동자 15만명을 대상으로 노조 가입을 독려하는 캠페인에 착수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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