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무엇을 즐거워하고, 어떤 걸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저희가 열심히 증명하려고 노력할 테니, 국내 게임 시장과 이용자 그리고 개발사가 세계에서 통하는 게임을 같이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작으로 출시된 ‘스텔라 블레이드’ 제작을 총괄한 김형태 대표는 모바일 게임에만 편중된 시장 구조가 결국 한계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변화된 환경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다양한 게임을 만들어야 시장 생태계 전반이 성장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 대표는 “처음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개발을 시작했을 때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그럼에도 언제나 시대를 바꿔왔던 것은 기존의 것을 따라했던 게임이 아닌만큼 새로운 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인 1세대 게임 원화가로 손꼽히는 김 대표는 창세기전 시리즈와 블레이드앤소울 등 작품에서 아트·캐릭터 디자인을 맡으며 독자적인 팬덤을 구축했다. 그가 2014년 설립한 시프트업은 ‘데스티니 차일드’와 ‘승리의 여신: 니케’ 등 모바일 게임 흥행에 이어 스텔라 블레이드로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면서 올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모두가 가는 방향으로 느껴질 때, 그 방향이 오히려 큰 함정일 수 있다”며 “새로운 시도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기술과 함께 자리를 잡아줬을 때 그 이후 다가오는 또 다른 패러다임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콘솔 게임 생태계 육성 관련해서는 보다 자유로운 표현과 창작 환경 조성을 기대했다. 상품이면서 동시에 ‘문화’로서 전세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것을 제한없이 표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견이다. 게임에 대한 심의 제도로 연령을 철저히 구분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성인 등급으로 넘어갔다면 창작 굴레가 최소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김 대표는 “인간의 유희 활동을 포함해 의지가 담긴 모든 행동이 예술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며 “이용자가 어떻게 하면 더 즐거울 수 있고 다른 게임에서 느끼지 못한 재미를 느끼거나, 경험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지에 집중을 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게임 가운데 처음으로 소니가 직접 글로벌 퍼블리싱을 맡은 스텔라 블레이드는 전세계 게이머로부터 호평받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 전 미형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일부 비판적 평론과 부정적 여론으로 논란에 휩쌓이기도 했으나, 게임 자체가 지닌 재미와 완성도로 역대 플레이스테이션5 타이 최고 이용자 평점을 갈아치웠다.
김 대표는 “해외 유수 게임과 동등한 위치에서 평가를 받았다”며 “게임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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