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단말 직접연결(D2D) 통신 시장이 개화하면서 국내 통신장비 업계의 새로운 성장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 최적화 솔루션과 시험 환경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채널 에뮬레이터 등이 글로벌 위성 사업자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 AST스페이스모바일, 인텔셋 등 글로벌 위성통신 기업은 지상 기지국을 거치지 않고 위성과 스마트폰이 직접 신호를 주고받는 D2D 통신 상용화 작업을 본격화한다.
스페이스X 스타링크는 올해 초 ‘다이렉트 투 셀’ 서비스용 위성 6기를 발사하고 D2D 방식의 문자메시지 전송 실험에 성공했다. 미국 T모바일, 일본 KDDI 등 7개 통신사와 제휴를 맺고 내년에는 음성 및 데이터 연결까지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AST스페이스모바일 등도 D2D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딜로이트는 올해 위성 연결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2억대를 넘어서며, 전세계 D2D 통신 시장 규모가 30억달러(약 4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이동통신민간표준화기구(3GPP)가 위성 지원 5G 비지상네트워크(NTN) 규격을 담은 릴리즈18 표준을 확정하고,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D2D 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한 SCS(우주에서의 추가적 커버리지) 프레임워크를 승인함에 따라 생태계 활성화에 탄력이 붙었다.
이에 맞춰 국내 장비사도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노와이어리스 경우 해외법인 아큐버를 통해 이동통신 성능 시험 장비인 XCAL·XCAP을 D2D 통신 품질 검증 작업에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위성업체들은 해당 장비를 활용해 위성에서 5G·LTE 신호를 송신하고 지상 스마트폰에서 문자와 보이스콜이 정상 수신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시나리오 테스트를 통해 어느 단계에서 전파 송·수신 문제가 발생했는지 분석 내용을 기반으로 D2D 통신 품질을 보완한다.
위성과 단말간 통신환경을 모사하는 채널 에뮬레이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노와이어리스는 기존 이동통신망 채널 에뮬레이터 XCAT-MAIS를 기반으로 신호 감쇄와 지연이 큰 위성통신 환경 고유한 특성을 반영한 XCAT-스페이스를 개발 중이다. 이 제품은 위성(기지국) 위치와 이동정보, 스마트폰의 위치와 이동정보를 입력하면 실제 위경도·고도에서 신호를 주고 받는 것처럼 통신환경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해당 장비를 활용하면 실제 위성을 띄우지 않고도 실험실에서 위성과 단말간 원거리 통신환경을 모사해 스마트폰이 수신하는 위성신호 왜곡 정도를 파악하고 통화 품질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위성통신장비 제조사와 스마트폰 제조사가 D2D 통신에 적합한 최적화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스페인에서 열린 MWC24에서도 상당수 글로벌 위성업체 관계자들이 국산 네트워크 시험 장비 시연을 지켜봤다”면서 “위성통신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