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분기 영업이익이 합산 1조원대를 회복했지만 본업인 통신부문에서는 고전하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들은 이제 인공지능(AI), 전기차 충전사업 등 비통신 부문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걸고 사업 차별화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전망치 겨우 충족…통신 본업선 정체 뚜렷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합산 영업이익은 1조2259억원이다. 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1조2555억원)을 가까스로 수성한 수치다. KT 5065억원, SK텔레콤 4985억원, LG유플러스 2209억원 순이다.
영업이익 성장폭을 보면 KT가 전년 동기보다 4.2% 늘어나 3사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이 회사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22% 급감했던 것을 감안하면 결코 큰 성장으로 볼 수는 없다. SK텔레콤 역시 증가율이 0.7%에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같은 기간 영업익이 15.1% 쪼그라들며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신규 통합전산시스템 구축비용이 대거 들어간 영향이 컸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통신 본업의 정체는 뚜렷하다. KT는 1분기 유선(1.0%)과 무선(1.7%) 매출 성장률이 모두 1%대에 머물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각각 1분기 이동통신매출(1.4%)과 모바일 매출(1.3%)이 전년 대비 1% 조금 넘게 성장하는데 그쳤다.
유무선사업에서 5G(5세대 이동통신) 포화와 중저가 요금제 출시에 따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감소도 계속되는 추세다. 알뜰폰(MVNO)을 포함한 SK텔레콤의 1분기 ARPU는 2만7649원으로 직전 분기는 물론 전년 동기 대비로도 떨어졌다. LG유플러스는1만9761원으로 2만원대가 붕괴됐다.
KT는 ARPU가 3만4461원으로 3사 중 가장 높을뿐더러 유일하게 수치가 뛰었지만 수익성이 낮은 IoT(사물인터넷통신) 가입자는 계산에 빠져 있어, 이를 포함하면 타사들과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LLM·sLLM 분주…전기차 충전에도 ‘눈독’
이처럼 근간을 이루던 통신사업이 부진해지자 이통3사는 미래 먹거리로 AI를 점찍고 비통신 사업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컴퍼니로 체질을 개선해 성장정체를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연내 통신사업에 특화된 텔코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해 사업모델을 확대하는 한편 AI 개인비서인 에이닷(A.) 등 킬러서비스를 더욱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4월 기준 AI 인력 비중만 해도 전체의 40%에 달한다.
KT는 비통신 사업 비중이 3사 중 가장 크다. 그만큼 AI 솔루션을 접목한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 적극적이다. 이번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는 올해 AICT(인공지능정보통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AICT 기업으로의 도약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는 ‘그로스 리딩 AX(AI 기반 디지털전환(DX)) 컴퍼니’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올해 AI 투자를 지난해보다 30~40% 늘릴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전사 차원의 AI 기술 접목의 속도를 높이고, LG AI연구원의 모델 등을 기반으로 한 자체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을 내달 공개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사업 또한 비통신 부문의 또 다른 큰 축이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지난달 29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전기차 충전사업 합작법인(JV) 설립을 완료했다. 추후 LG유플러스 내 전기차 충전사업을 신설법인으로 양도할 계획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합작법인은 대단지 아파트와 오피스 빌딩을 중심으로 충전소를 구축해서 3년 안에 전기차 충전 톱3 사업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전기차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함으로써 미래 전기차 충전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