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상세설계 및 초도함 수주 승리자가 나오기 전까지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초도함 이후 나눠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데 소모적인 갈등을 지속하는 것은 국내 함정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KDDX 사업을 두고 고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포문은 한화오션이 열었다. 한화오션은 지난 3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게 KDDX개념설계 유출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의 임원이 개입된 정황을 수사·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후 3차례 설명회를 열어 관련 수사기록을 공개했다.
HD현대중공업도 반격에 나섰다. 지난 7일 한화오션이 공개한 수사기록의 당사자들인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 임직원을 허위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국수본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한화오션이 국방부검찰단을 통해 입수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일부만 의도적으로 발췌해 악의적으로 편집했고 임원이 개입한 것처럼 둔갑시켜 방위사업청의 입찰참가제한 대상이 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은 하반기 KDDX 상세설계 및 초도함 발주가 마무리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체와 이지스체계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사업인 KDDX는 올해 가장 큰 방산 사업이다. 사업금액은 총 7조8000억원으로, 6척의 미니 이지스함이 건조된다.
특히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과 개념설계를 수행한 한화오션 모두 글로벌 함정 시장을 노리고 있는만큼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KDDX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생산능력상 KKDX 6척 전부를 한 조선사가 독식할 수 없는 구조인데 소모적인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국내 방산업계 ‘원팀’으로 폴란드, 캐나다 등 특수선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양대 조선사의 갈등이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KDDX 상세설계 및 초도함 발주 이후 남은 물량은 양사가 나눠서 건조할 것”이라며 “양사의 갈등이 자칫 해외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