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이 살아나도 가상자산 업계는 붕괴 직전에 내몰리고 있다. 대형 원화거래소 한 두 곳은 올해 막대한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나머지 대부분 업체들은 내년을 기약하기 힘들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갱신을 앞두고 문을 닫는 업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당장 오는 16일 한빗코가 거래소 사업을 접는다. 한빗코는 지난해 실명계정을 확보하고 원화거래소 진입을 시도했지만 사업자 변경 신고가 무산되면서 문을 닫게 됐다.
금융당국에 신고를 마친 사업자 37곳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코인마켓거래소 폐업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캐셔레스트, 코인빗, 후오비코리아, 프로비트, 텐앤텐, 오케이비트 등이 폐업했고 홈페이지는 열려 있지만 거래가 없는 곳도 다수다.
현재 지닥, 포블게이트, 플랫타익스체인지 등 거래소가 운영되고 있으나 거래금액이 점점 줄고 있으며, 누적 적자로 경영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지닥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1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2년간 순손실이 350억원에 육박했다. 포블게이트와 플랫타익스체인지는 수십여종의 가상자산을 거래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코인은 이중 몇 종에 그친다.
수탁업체 등 다른 사업자도 활로를 못찾고 있다. 델리오는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향후 사업 유지가 불분명하며,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카르도(CARDO) 등 수탁업체도 더딘 시장 성장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렇게 원화 거래소와 적은 수익이라도 내고 있는 일부 기술기업을 제외하면 경영과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사업자는 매우 드물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특히 하반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등으로 당국의 관리·감독이 강화되는 와중에 원화마켓 진입과 법인 투자 등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이들 업체의 사업 유지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신고 제도가 처음 생길 때만 하더라도 라이선스를 따고 기업가치를 올리려는 회사들이 많았지만, 1~2 등 대형거래소 위주로 고착화되고 먹을게 없어진 시장에서 큰 돈을 들여 라이선스를 유지하는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올해가 지나면 살아남는 사업자는 10개도 안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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