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사태 이후 일본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이들 기업이 아직은 스타트업에 불과해 불이익 조치가 없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 스푼라디오, 힐링페이퍼(강남언니),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뤼튼테크놀로지스 등 스타트업이 현재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이자 일보 디지털 만화 플랫폼 픽코마를 운영하는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본에서 MAU 1000만을 기록했다. 성형수술 정보 제공 앱 강남언니는 MAU 12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기업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일본 현지에서 입지가 스타트업에 불과해 일본 정부로 부터 직접적인 불이익은 없으나 장기적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기술의 이용자가 지금보다 더 많아지고 데이터가 쌓이면 라인처럼 자칫 일본 정부에 회사를 빼앗길 수도 있는것 아니냐는 불안감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 교수(전 한국벤처창업학회장)는 “글로벌 진출이 지상 과제인 스타트업에 이번 라인야후 사태는 굉장히 좋지 않은 시그널을 준 사례가 될 것이다”라며 “일본에 진출하거나 도전하려는 스타트업에 성공해도 뺏길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라인야후 사태를 일본 정부가 1995년 WTO(세계무역기구)체제 출범때 행했던 자국기업 보호조치를 재현한 행위라고 보면서 언제든 똑같은 조치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시 일본은 제1통신사업자인 NTT의 외국인 지분 제한을 33.3%로 묶어두는 한편 NTT 경영까지 외국인 이사나 감사를 원천적으로 불허하는 조치를 취했다.
일본에 진출한 다수의 한국 기업은 이번 ‘라인야후 사태’를 한일관계 관점에서 바라보고 국가가 적극 나서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 개인의 문제가 아닌 기술주권의 문제라는 것이다.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일본의 조치는 형평성에서 어긋났다”며 “여기에 네이버는 각종 규제로 보복 당할 가능성을 염려해 한국과 일본 양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라인은 일본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사례로 스타트업의 본보기가 됐다”며 “정부가 적극 도와주고 힘을 실어줘야하는데, 현재는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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