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2027년까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을 추진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병관리청은 ‘mRNA 백신 기술’을 확보하고자 한다”라며 “2027년까지 안전하고 효과적인 국산 코로나19 mRNA 백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지 청장은 “개발 속도가 획기적으로 빠른 mRNA 백신 기술 보유 여부가 향후 미래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라며 “팬데믹을 극복하고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우리의 독자적인 백신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mRNA 백신 기술은 바이러스와 동일한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이 체내 세포 표면에 돋아나도록 하는 mRNA를 주입해 면역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mRNA는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 정보를 담고 있어 우리 몸속 세포에게 스파이크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역할을 한다. 모더나, 화이자는 mRNA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초기 개발에 약 16주가 걸렸다.
질병관리청은 mRNA 백신 개발 주요 기술(mRNA 합성·변형, 전달 등) 기반을 구축해 두면 유전자 정보만 더해 빠른 설계·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암백신 개발, 에이즈 및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등에도 활용 가능하다.
질병관리청은 4년 내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을 목표로 대·중소기업 간 컨소시엄 등을 구성해 기술이전·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선택과 집중 원칙 하에 가능성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임상시험을 포함해 과감한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
또 유망한 여러 기업을 초기 지원하되, 단계별로 평가해 우수 기업에게 다음 단계 임상시험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1단계 비임상 시험(2025년), 2단계 임상 1상(2025~2026년), 3단계 임상 2상(2026~2027년), 4단계 임상 3상·상용화(2026~2027년)로 지원한다.
mRNA 개발은 일본 등 선진국 사례를 참고할 방침이다. 일본은 다이이치산교(6501억원), 메이지 세이카(270억원), VLP세라뷰티(2544억원) 3개 제약사에 9300여억원 투자해 mRNA 백신을 허가했다. 일 본의료개발기구(AMED) 내부기관으로 ‘선진연구개발센터(SCARDA)’를 신설해 여러 부처에 분산됐던 백신 개발 지원체계 일원화했다.
우리도 총리 직속 바이오헬스 혁신위원회를 활용하고 질병청 내 (가칭)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국산화 개발 지원단을 구성해 범부처 조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지원단 내 산·학·연·병 등 각 분야별 전문가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한다.
mRNA 개발 투입 예산 규모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지 청장은 “예비타당성 평가 면제, 적정성 평가 과정 등이 진행돼야 하고 현재 기획 보고서가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워낙 많은 예산이 투입돼야 하다보니 절차를 거쳐 최종 예산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 팬데믹 해결의 ‘핵심 열쇠’가 될 mRNA 기술을 확보한다면, 팬데믹 상황에서 더 이상 해외 제약사의 도움 없이도 우리 국민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민간과 정부가 원 팀으로 힘을 모아 반드시 성공해 내겠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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