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올해 미국 증권시장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네이버웹툰이 수익모델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법인 출범 이후 줄곧 적자에 시달리는 등 상장 전후 지속가능한 수익 기반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 인공지능(AI) 적용부터 자체 IP(지적재산권) 밸류체인 구축 등에 집중하며 상장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13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최상위 지배 기업/미국 소재, 네이버웹툰)를 연내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020년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구 네이버웹툰 대표의 글로벌 진출의 의지로 출범했다. 모회사인 네이버도 네이버웹툰 산하로 한국의 ‘네이버웹툰(유)’을 비롯해 일본의 라인망가(라인디지털프론티어), 북미의 왓패드 등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상장주관사로 골드마니삭스와 모건스탠리를 두고 오는 6월 나스닥 입성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기업가치는 약 5~9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네이버웹툰이 북미 웹툰 플랫폼 점유율 1위를 비롯해 웹툰 IP를 활용한 영상화 계획 등 미래 성장성 등이 포함된 가치다.
네이버웹툰이 상장 전후 온전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선결과제다. 네이버도 네이버웹툰의 상장 최우선 조건을 수익성 개선을 꼽은 바 있다. 네이버의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네이버는 네이버웹툰 출범을 위해 최초 지분 취득금액으로 약 3448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현재까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약 1조8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인 미국에서의 외연 확장을 위한 결단이었다.
다만 수익성에는 아직까지 물음표가 붙고 있다. 네이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네이버웹툰의 별도기준 누적순손실은 2469억원에 이른다. 이는 글로벌 외연 확장을 위해 마케팅 등 비용이 증가했지만,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는 아직 명확한 수익모델이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네이버웹툰의 실질적인 몸통인 한국의 네이버웹툰(유)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7542억원 영업이익 642억원을 기록한 것 외에는 북미, 일본, 동남아 등 해외법인들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네이버웹툰의 주요 수익모델은 소액 과금 형태의 ‘유료작품 결제’다. 웹툰이 익숙한 국내 이용자들은 유료작품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반면 아직 웹툰 사업이 초기 형태인 해외에서는 익숙치 않다. 네이버도웹툰도 해외 MAU(월간활성이용자수) 대비 PU(결제이용자) 비율이 국내와 비교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은 해외 충성고객(유료결제고객)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AI를 활용한 ‘AI 큐레이터’ 시스템을 글로벌 시장에 확대 적용 중이다. AI 큐레이터는 웹툰/웹소설에 특화된 추천 시스템으로 이용자의 감상 내역과 유료 결제 등 참여도를 반영해 충성고객 유도에 효과가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AI 큐레이터를 적용한 지역의 추천 작품 클릭 수는 약 30%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미국에서는 PU가 약 20%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다.
그 결과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 성장한 4587억 원을 기록했고, 특히 일본의 엔화 기준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했다.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 네이버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생성형 AI를 웹툰 서비스 전반에 확대 적용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 시키는 한해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네이버웹툰은 IP 확대 사업도 강화하며 수익원 다각화에도 집중한다. 다양한 웹툰 IP들이 영상화에 성공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네이버웹툰에 돌아가는 수익은 미비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원천 IP의 소유권은 네이버웹툰 등 플랫폼이 아닌 작가 본인에게 있는 만큼 작가가 네이버웹툰에게 영상화 계약 등 관련 업무를 일임하는 경우에만 수수료를 얻을 수 있는 구조다.
네이버웹툰은 IP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자체적인 IP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 원천 IP 발굴부터, 웹툰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직접 영상화, 게임화 등에 뛰어드는 형태다. 이를 위해 네이버웹툰은 2021년 국내 최대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또 자회사 스튜디오N(영상 제작), 스튜디오리코(콘텐츠 제작, 게임 퍼블리싱) 등을 설립해 자체 IP 확대 역량을 갖췄다.
특히 스튜디오리코는 지난해 네이버웹툰의 관계회사 라인스튜디오 등과 협력해 네이버웹툰의 인기 웹툰 고수와 여신강림 IP를 활용한 게임들의 글로벌 퍼블리싱을 담당하며 사업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아직 자회사를 통해 게임, 영상 제작 등 웹툰 이외의 사업군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현재 인기 IP를 활용해 수익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시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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