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자생력 확보를 위해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홈쇼핑 산업이 구시대적 규제에 묶여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TV 시청 인구 감소 등 악화된 업황을 반영해 심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한국언론학회 ‘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홈쇼핑 규제 개선’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홈쇼핑 산업 전반의 문제를 짚고 개선해야 할 점을 발표했다.
노 소장은 먼저 국내 홈쇼핑 방송의 문제점으로 △레거시 방송 한계 △방송 취급고 감소 △유통 환경 변화 △정책적 문제 등을 꼽았다. 홈쇼핑 상품판매방송 전체 취급고는 지난 2022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그는 “디지털 대전환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방송 이용률과 영향력이 하락했다”며 “방송의 한계는 홈쇼핑의 한계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 소장은 또 홈쇼핑 산업이 낡은 규제에 묶여 혁신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규제 체계로 인해 레거시 방송 미디어 사업자의 자유로운 혁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홈쇼핑 사업자는 온라인·모바일 사업자와 비교할 때 다양한 규제를 적용 받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승인제로 운영되는 홈쇼핑 사업은 5년 마다 재승인을 받아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승인 요건에는 △최소 55% 이상의 중소기업 상품 편성비율 △영업이익의 13%에 해당하는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이 포함된다. 전자상거래법 상 신고제로 운영되는 라이브커머스에는 적용되지 않는 기준이다.
노 소장은 △부관(법률행위의 효력을 제한하기 위한 약관) 조건 합리화·최소화 △인터넷 사업자와 규제 형평성 제고 △협의 내용 현실화 등을 개선 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사업자 입장에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부관은 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관은 현재의 미디어 환경을 고려할 때 남용될 경우 산업의 지속 생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유튜브, 라이브커머스 환경에 익숙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판매방송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심의 수준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홈쇼핑 산업 진흥을 위해 승인 사업자 부관 축소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김활빈 강원대 교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에서 새롭게 등장한 사업자와 기존 사업자 간의 규제 형평성을 통해 공정한 경쟁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명 성균관대 교수도 “디지털·미디어 발전으로 기존과 전혀 다른 홈쇼핑 산업 환경이 발생했음에도 낡은 제도로 인해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며 “소비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세경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박사는 “상품판매방송이라는 서비스가 동일하다면 동일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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