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 지주사인 A홀딩스 지분 조정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네이버가 라인 플랫폼 경영권을 잃을 경우 일부 글로벌 사업 재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라인야후는 일본 외에도 동남아시아, 미국 등 네이버의 주요 해외 사업과 연결되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라인야후가 100% 지분을 가진 Z인터미디어트는 라인플러스를 완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라인플러스는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현지 사업체를 두고 사업 확장을 견인 중이다. 스노우와, 라인게임즈, 제페토 등의 지분과도 연결돼 있다.
경우에 따라 네이버는 글로벌 사업 전략을 재롭게 짜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네이버는 2027년까지 글로벌 사용자 10억명과 매출 15조원 달성을 목표로 잡은 바 있다. 라인의 글로벌 이용자는 2억명 정도다. 이를 잃게 될 경우, 글로벌 및 아시아 시장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다. 북미, 중동 시장 등을 개척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인프라 제공 매출 또한 타격을 입을 예정이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정확한 매출 비중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네이버 해외 매출 1조3525억원 중 절반 가량인 6779억원은 일본이 차지했다. 라인야후가 네이버 클라우드와의 업무 위탁 관계를 끊기로 선언하며 매출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긴밀한 사업적 협력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었으나 기술적 파트너로서 제공했던 인프라에 대해서는 이번 행정지도로 인해 매출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라인을 통해 제공하려 했던 다양한 사업이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라인과 함께 제공키로 구상했던 서비스 확장이 어려운 탓이다.
다만 네이버는 라인 외의 글로벌 사업 전반에 끼칠 악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는 현재 △웹툰(북미, 일본, 동남아, 유럽) △포시마크(북미) △라인웍스(일본) △스노우(미국, 동남아, 일본) △제페토(미국, 일본, 프랑스) 등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매각 대금으로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네이버가 소유한 라인야후 지분율을 감안하면 지분 가치는 8조원 정도다. 애초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의 지주회사격인 A홀딩스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던 만큼 매각 자금을 기술개발(R&D)에 활용하는 방안이 효율적일 수 있다.
네이버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전략을 모색 중이다. 특히 기술의 글로벌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글로벌 빅테크가 특정 국가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고려, 맞춤형 기술 전략을 펼쳐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보호무역주의라는 글로벌 정세 변화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디지털 주권, 안보에 대한 신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소버린 AI·클라우드 또한 부상 중”이라며 “우리나라에 맞춰 AI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개발한 경험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어, 각 국가의 상황에 맞춘 기술의 글로벌 진출을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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