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고망간강 소재 연료탱크의 성능을 입증하며 액화천연가스(LNG) 자립에 한발 더 다가갈 전망이다. 향후 대량 생산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 국내 조선업계의 숙원사업이 이뤄지게 된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2022년 고망간강 연료탱크를 적용한 초대형원유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세계 최초로 건조해 인도했다.
천연가스를 운반할 때 영하 163도로 냉각해 액체 상태로 만든다. 기체인 천연가스를 액화하면 부피가 600배 가량 줄어들기 때문이다. 연료탱크와 화물창은 극저온의 LNG를 견뎌야 하는 만큼 인바(니켈 합금강)나 알루미늄, 스테인리스강 등이 활용된다.
하지만 해당 재료들은 강도가 약하고 가공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또 고가인 니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원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
2017년 한화오션이 개발한 고망간강 기반 LNG 저장탱크 맥티브(MCTIB)는 기존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 특징이다. 고망간강은 2022년 국제해사기구(IMO) 해사안전위원회에서 극저온 화물·연료탱크의 소재로 인정받았다. 니켈보다 약 10배 가량 저렴하고 타 재료보다 가공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의 ‘고망간강 연료탱크가 탑재된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은 대한민국 산업기술 R&D 대전에서 대한민국 기술 대상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한화오션의 맥티브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만큼 고망간강의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 LNG 화물창 기술 자립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조선업계는 화물창 특허를 가진 해외 업체에게 LNG운반선 1척당 선가의 5% 가량의 로얄티를 지급하고 있다.
국산 화물창이 개발된다면 LNG 운반선의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국산 화물창을 개발해도 시장에 안착시킬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형 화물창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다. 한국형 LNG화물창 ‘KC-1’의 결함이 발견된 바 있다. 또 글로벌 선주사에서 GTT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발주를 할때 GTT 제품을 선정 사양으로 확정해 발주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고망간강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다면 한국 조선산업의 숙원인 LNG 화물창 기술 자립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며 “글로벌 화물창 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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