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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LG맨 김영섭 ‘KT스포츠’에서도 구현모 지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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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 겸 KT 위즈 구단주가 올해 3월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KT 제공
김영섭 KT 대표 겸 KT 위즈 구단주가 올해 3월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KT 제공

쥐첩만 내보내면 된다

KT의 프로야구단 KT 위즈의 팬커뮤니티 등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글입니다. ‘쥐첩’은 야구팬들이 LG의 G(쥐)와 간첩을 합친 멸칭입니다. 즉 LG의 첩자란 뜻이죠.

KT 위즈 팬들이 최근 쥐첩이라고 칭하는 이는 바로 김영섭 KT 대표 겸 KT 위즈 구단주입니다. 그를 향한 비난은 올해 프로야구 개막 전까지만 해도 우승 후보로 평가받던 KT 위즈가 현재 7위로 하위권을 맴돌면서 시작됐습니다.

KT 위즈는 김 대표의 전임자였던 구현모 전 대표 시절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지난 2019년 6위에 머물렀지만, 구 전 대표가 취임한 지난 2020년 3위에 올랐고,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과 함께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습니다.

2021년 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2022년에는 4위를, 지난해는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정통 KT맨인 구 전 대표의 경우 KT 위즈를 운영하는 KT스포츠에 투자를 늘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취임 후 KT 위즈 선수단을 위해 매년 소고기, 낙지호롱이, 장어덮밥 등 건강 보양식을 보내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반면 김영섭 대표의 경우 KT 대표를 맡기 전까지 40년 간 ‘LG맨’이었습니다. LG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했고 LG CNS 하이테크사업본부장, 솔루션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LG CNS 대표로 퇴임했습니다.

현재 김 대표는 전임자인 ‘구현모 지우기’ 작업에 한창입니다. 구 전 대표가 성장동력 확보를 목표로 진행했던 사업 분야를 축소하거나 철수했습니다. 스포츠도 이런 움직임을 피해갈 수는 없었습니다. 김 대표는 지난해 8월 취임과 동시에 KT 주요 스포츠단 예산을 깎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KT 위즈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도 상대팀 구단주였던 구광모 LG 회장은 1·4·5차전 등을 관람한 것과 달리 김 대표는 5차전에만 모습을 보였습니다. 과거 LG맨이었던 김 대표는 LG트윈스를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KT 위즈는 창단 이후 지난해까지 LG트윈스를 상대로 한 전적이 57승 2무 85패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KT 위즈가 LG트윈스에 전적이 앞섰던 시즌은 구 전 대표가 구단주로 있던 2021년뿐입니다.

KT위즈는 올해 시즌을 앞두고 팀 내 프랜차이즈 스타인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지키지 못하고 삼성라이온스에 빼앗겨 팬들의 불만이 폭발했습니다.

KT스포츠는 KT 위즈와 함께 e스포츠 구단 KT 롤스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KT 롤스터는 2023 서머 정규시즌 1위를 달성하고 롤드컵 8강에 올라가는 등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e스포츠 팬들 사이에선 지난해 김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주요 선수들이 전부 이적하고 암흑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KT는 올해 KT 롤스터에 예산을 약 30억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SK스퀘어가 운영하는 T1 예산(약 180억원)과 비교하면 한참 모자라는 수치입니다.

물론 김 대표가 KT스포츠 팬들의 비난처럼 KT가 싫어서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재무통 출신인 만큼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해 허리띠 졸라매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KT는 올 1분기 통신 3사 중 가장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KT 위즈는 5연승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처럼 ‘여름 대반격’을 통해 순위가 올라가고,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둬 김 대표가 팬들로부터 쥐첩이란 오명을 씻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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