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2년 연속 감소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비중이 70% 안팎으로 늘어나면서 무선매출 성장이 멈춰섰다. 실적 버팀목이 된 건 신사업으로 육성한 기업용(B2B) 비통신 부문이다. 이에 올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에 투자를 집중하며 탈통신에 속도를 올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올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259억원으로 작년동기(1조2411억원) 대비 1.2% 감소했다. 2022년 1분기 1조3202억원에서 2년 연속 줄었다. 올해 SKT·KT의 경우 각각 영업익이 0.8%, 4.2% 늘며 선방했으나 LG유플러스는 15.1% 급감한 영향을 받았다.
본업인 무선매출 성장이 정체됐다. 3사의 1분기 이동통신 매출 성장률은 1.3~1.9%로 모두 1%대에 머물렀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0.4%를 밑돈다. 그마저도 사물인터넷(IoT) 회선 확대에 따라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감소세다. 객단가가 높은 5G 보급률이 최대 74%까지 오르며 성장 여력도 한계다.
3사 모두 실적을 견인한 건 B2B 중심의 비통신부문이다. SKT 엔터프라이즈 사업 매출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수주 증가로 전년대비 9% 늘어난 4154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매출은 39%, AI 매출도 10% 이상 늘었다. KT는 기업서비스 사업 매출이 5%, 클라우드는 17.8% 성장했다. LG유플러스도 IDC·솔루션 등 기업인프라 매출 9.9% 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핵심 수익원이 B2B 영역으로 옮겨가면서 이통 3사는 올해 AI, IDC 등 신사업 투자를 더욱 확대한다. SKT는 오는 6월 텔코LLM 한국어 버전을 상용화하고 현재 40% 비중까지 끌어올린 AI 분야 인력을 더욱 확대한다. 김양섭 S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간 1조원 규모의 잉여현금흐름 중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금 7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상당수를 AI 등 미래 성장투자에 쓸 것을 시사했다.
KT 역시 컨퍼런스콜을 통해 AICT 관련 인력 채용에 200억~300억원을 투입하고, 클라우드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6%, 51%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전기차 충전, 초대형 IDC 등 비통신 사업을 강화하고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전환(AX)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방향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 모두 생성형 AI는 산업별 특화 영역 중심으로 명확한 수익모델을 확보하고, 정체된 유·무선사업을 대체할 B2B 영역 투자를 강화하는 등 저성장 돌파구 마련에 힘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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