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견고한 수익성을 보였다.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 포화로 유무선 통신사업에서는 주춤했지만 B2B(기업간 거래) 호조와 주요 그룹사들의 선방이 돋보였다.
시장 기대 부합에도 통신 성적표 ‘암울’
KT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06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2%, 매출은 6조6546억원으로 3.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930억원으로 26.9% 확대됐다.
이번 실적은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한 전망치 평균인 영업이익 5039억원, 매출 6조5707억원을 모두 웃도는 규모다.
통신사업의 정체를 다시 한 번 확인한 분기였다. 전체 매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무선 사업 매출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대 성장에 그쳤다.
1분기 무선 매출은 1조73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5G 휴대폰 가입자 비중이 74%로 성장하고, 로밍 매출이 늘어났지만 수익성 강화에는 역부족이었다.
유선 매출은 1조3224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1% 늘어났다. 부문별로는 인터넷, 미디어 매출이 각각 2.1%, 2.3% 증가한 반면 홈유선전화 매출은 5.7% 줄었다. 기가인터넷 가입자 순증과 와이파이 신모델인 ‘KT 와이파이 6D’ 출시 등 차별화된 부가서비스 제공이 주효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3만4461원으로 1년 새 2.0% 올랐다. KT는 지난 1월 5G 중저가 요금제 10종과 다이렉트 요금제 ‘요고’ 8종을 선보이며 5G 요금제 선택권을 확대한 바 있다.
B2B 성장세 뚜렷…그룹사 매출도 ‘껑충’
B2B가 중심인 기업서비스 사업에서는 앞서 수주한 대형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과 기업의 AX(인공지능 전환) 서비스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한 8950억원을 나타냈다.
기업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기업인터넷, 데이터의 매출이 뛰었다. 특히 KT의 전략 신사업인 5대 성장사업(AICC, IoT, 스마트모빌리티, 스마트공간, 에너지) 매출은 928억원을 기록해 1년 새 4.9% 성장했다. 금융사의 AICC 도입 확대와 원격관제, 환경, 안전 등 IoT 수주 활성화로 AICC와 IoT 사업에서 모두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뤘다.
그룹사들의 성장세도 가팔랐다. KT클라우드가 1분기 매출 1752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8% 성장했다. KT에스테이트도 호텔, 오피스, 임대주택 분야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1357억원의 매출을 냈다. 1년 새 20.3% 늘어난 규모다.
“AICT 기업 도약…주주환원 확대할 것”
KT는 올해 AICT(인공지능정보통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통신, 데이터·클라우드, 미디어 사업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AX를 이룬다는 것이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통신 사업에 AI를 결합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AICT 기업으로의 도약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모두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T사업은 AI를 접목해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해 금융, 공공 등 산업 특화 서비스 모델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미디어콘텐츠 분야에도 AI를 접목해 플랫폼을 혁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는 앞서 올해 AICT 인력 10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인건비에 대해 장 CFO는 “대략 200억~300억원 정도가 들어갈 것”이라며 “향후 5~6년에 걸쳐 기존 인력 중 약 1000명 정도가 정년퇴직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인건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주환원 노력도 이어간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을 한 KT는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1분기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발표하고, 보유 중인 자기주식 4.41% 중 2%인 514만3300주, 총 1789억원 규모를 소각하기로 했다.
장 CFO는 “올해 창사 첫 분기 배당을 실시했는데, 이사회 결정이 필요하지만 연간 배당도 시장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이어갈 계획을 갖고 있다”며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지난 9일 자사주 소각처럼 주주환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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