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미국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맙)의 ‘이중가격’ 정책을 도입했다. 지난해 고가로 내놓은 유플라이마가 미국 시장에서 의미있는 점유율 확보를 하지 못하자 내놓은 강구책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최근 오리지널 제품의 도매가격(WAC)에서 85% 할인된 1038달러(2회 투여분 기준)의 낮은 도매가격(Low WAC) 버전의 유플라이마를 미국에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미국은 보험사, PBM, 시장 유형마다 선호하는 의약품 가격이나 리베이트 전략을 다르게 적용한다. 이들의 니즈를 포괄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같은 제품이지만 가격을 이원화해 별도 제품으로 승인받아 출시하기도 한다.
이번 Low WAC 제품의 출시로 셀트리온은 지난해 7월 오리지널 제품 도매가격 대비 5% 할인된 6576.5달러(2회 투여분 기준)의 가격으로 먼저 출시한 높은 도매가격(High WAC) 제품과 함께 미국에서 유플라이마의 이중가격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기존 High WAC 제품은 리베이트 비중이 낮은 공보험 시장에 공급한다. 리베이트 수준이 높은 사보험 시장에는 Low WAC 버전의 유플라이마를 공급하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4월 회사 홈페이지 공지로 미국 대형 PBM과 Low WAC 유플라이마의 처방집 등재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셀트리온은 2025년부터 적용 예정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유플라이마의 이중가격 정책을 추진한 만큼 중장기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IRA 적용 이후 연간 환자 부담금이 2000달러 이상인 의약품은 초과 부담분 일부를 보험사가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Low WAC 제품에 대한 보험사 및 PBM의 선호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유플라이마의 이중가격 정책을 적극 활용해 남은 대형 PBM을 포함해 중소형 PBM들과도 빠르게 계약을 체결하며 성과를 지속할 방침이다. Low WAC 유플라이마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환자, 리베이트 협상력이 낮은 소규모 PBM 등으로 타깃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플라이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는 2023년 기준 약 144억 400만 달러(한화 약 18조 725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이 가운데 전체 매출의 84% 이상인 약 121억 6000만 달러(한화 약 15조 8080억원)를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기록했다.
셀트리온 토마스 누스비켈 미국 법인 최고상업책임자(CCO)는 “미국에서 의약품 접근 방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시장에서는 경쟁으로 인한 가격 하락, 환자 의료 접근성 향상 등 누릴 수 있는 가치가 확대됐다”라며 “이중가격 정책을 통해 유플라이마에 대한 접근성은 더욱 향상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자가면역질환 환자 및 의료 시스템 전반에 경제적 이익이 제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