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LY코퍼레이션)가 네이버에 위탁 관계를 종료하고 지분 조정을 요청했다.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도록 한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를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네이버 출신 신중호 라인야후 대표이사 CPO(최고프로덕트책임자)도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8일 일본 전자공시시스템(EDINET)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신중호 대표이사 CPO가 이사직에서 퇴임한다고 공시했다. 이사직에선 다음달 18일부로 물러나지만 CPO 직무는 유지한다.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 CPO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널리 쓰이는 메신저 ‘라인’ 서비스를 기획·총괄한 인물이다. 라인야후 이사회 내 유일한 한국인으로 신 CPO가 퇴임하면 라인야후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된다.
라인야후는 거버넌스 강화 측면에서 사외이사가 다수를 구성하도록 이사회 구성을 변경하는 차원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신 CPO의 퇴임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책임을 묻는 ‘경질성 조치’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네이버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되면서,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약 52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을 빌미로 두 차례의 행정지도를 통해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도록 했다. 사실상 일본 정부가 네이버의 라인 경영권을 소프트뱅크에 넘기도록 압박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회에서 네이버에 자본의 변경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일본 총무성의 요청에 따라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요구했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또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하고 기술적인 협력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지주회사인 A홀딩스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에 일부 지분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경영권을 빼앗기게 된다. 앞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진행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본 지배력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행정 지도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이라면서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기반해 결정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일본 정부가 직접 라인야후의 경영권에 관여하면서, 외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투자하거나 사업을 할 때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외교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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