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시장의 하이브리드(HEV) 수요가 치솟으면서 일본 완성차 업체가 그 수혜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도요타와 혼다 등 주요 일본 브랜드는 올해 들어 판매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 역시 하이브리드 생산량을 적극적으로 늘리며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친환경차 판매량은 23만 8557대로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했다.
차량 유형별 판매량은 하이브리드 11만 8435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2만 6476대, 전기차(BEV) 9만 3598대다. 1년 전 대비 증가율은 각각 17.8%, 9.6%, 0.8%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수요가 친환경차 시장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하이브리드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는 단연 도요타다. 도요타는 지난달 미국서 HEV를 6만 6215대를 판매하며 전체 하이브리드 시장의 55.9%를 차지했다. 혼다도 지난달 2만 1429대의 하이브리드를 팔며 점유율 18%를 기록했다.
올해 1~4월 미국서 팔린 하이브리드는 44만여 대로 도요타(58%)와 혼다(19%)의 합산 점유율은 77%에 달한다. 현대차·기아는 11%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수요 증가로 도요타와 혼다는 올해 들어 판매 증가율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도요타는 올해 1~4월 미국서 66만 9967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혼다 역시 15.7% 늘어난 40만 9493대로 집계됐다.
일본 업체가 하이브리드 수요를 빠르게 잠식하면서 현대차·기아의 올해 미국 판매는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중심 판매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전기차 수요 부진과 하이브리드 공급 부족 등으로 분투하고 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올해 1~4월 미국서 27만 3692대를 판매하며 1년 전보다 0.4% 감소했다. 기아는 전년 대비 2.8% 감소한 24만 5375대를 기록했다. 4월은 현대차 7만4111대, 기아 6만 5754대 등 합산 13만 9865대로 전년 대비 3.5%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국내뿐 아니라 올해 4분기 가동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에서도 하이브리드를 생산하기로 계획을 조정했다.
또 최근 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의 서산 지곡공장에 신형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생산 라인을 설치했다. 이 생산라인은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플랫폼(TMED-2)에 활용하며, HMGMA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플랫폼을 탑재한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등을 출시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최근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고, 하반기에는 투싼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선보인다.
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하이브리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업체는 현대차, 일본 업체, 포드뿐으로 이 가운데 파워트레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탁월한 업체는 현대차”라며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수익성은 이미 내연기관차 수준이거나 일부 모델은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