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SK온(대표 최재원닫기최재원기사 모아보기·이석희)이 올해 1분기 33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 둔화가 주요 원인이다. 단 전기차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믿음 아래 하반기 흑자전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다.
29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SK온은 지난 1분기 매출 1조6836억원, 영업손실 331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9.1% 줄었지만 영업손실은 130억원 가량 줄였다. 다만 작년 4분기 창사 이래 가장 낮은 180억원까지 줄였던 손실규모가 이번 분기 대폭 확대된 것이다.
SK온이 다시 적자 규모가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는 “판매 가격 하락과 고객사 재고 고정으로 인한 판매물량 감소”라고 설명했다.
판가 하락은 배터리 업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악재다. 작년부터 리튬 등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급락하며 최종 판매 가격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며 수익성이 줄게 된다.
여기에 전기차 성장세 둔화로 완성차 기업이 배터리 구매를 줄이니 수익성이 낮은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지 않는다.
줄어든 판매량은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보조금 감소로 이어졌다. 올 1분기 SK온이 지급받은 AMPC 보조금은 385억원이다. 직전분기(2401억원)보다 2016억원 줄었다. 3300억원대 적자가 대부분 보조금 축소 영향인 셈이다.
단위:억원
다만 SK온은 지난 1월 외신 등에 보도된 완성차 고객사 포드의 전기차 생산인력 감축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정아 SK온 IR담당은 “이전 내용을 다시 기사화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미 당사 사업계획에 보수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SK온은 수익성이 1분기 바닥을 찍은 뒤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첫 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경훈 SK온 CFO는 “올해 하반기 BEP(손익분기점) 달성 목표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올해 들어 하향 안정화 추세인 배터리 광물 가격과 향후 배터리 판매 확대에 근거한다.
SK온은 자사 배터리가 탑재될 신형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5 부분변경, 포드 E-트랜짓 커스텀, 아이디 Q6 e-트론 등이 올해 본격 출시된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1~2년 안엔 포드 익스플로러, 현대차 아이오닉 대형SUV, 아이오닉6 북미산 모델, 폴스타의 폴스타5 등이 출시가 예정됐다.
재작년 대규모 적자의 원인이 된 해외 신공장 수율 문제도 과거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조기 안정화할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박 IR담당은 “현재 모든 공장 수율이 우상향해, 1분기 기준 90% 초중반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온은 올해 헝가리 이반차(3공장), 중국 옌청 신공장을 가동하고, 내년 미국에서 포드 합작공장과 현대차 합작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SK온의 실적 부진과 맞물려 불거진 자금 조달 방안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서도 진화에 나섰다.
김 CFO는 “올해 투자금 부담이 가장 큰 부분이 미국”이라며 “포드JV는 승인받은 미국 ATVM(첨단기술차량제조)로 대부분 조달 가능하고, 현대차JV는 ATVM이나 AMPC 유동화 등 다양한 외부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PO(기업공개) 방안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SK온 자금 부담 해소를 위해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는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와 합병해 상장하는 방안을 그룹에 보고 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김진원 SK이노베이션 CFO는 “단순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됐거나 검토된 내용이 일부 기사화된 것”이라며 “향후 결과가 도출되는대로 투자자들께 투명하게 설명하겠다”고 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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