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회삿돈으로 골프 금지
대기업에 부는 경비 축소 바람
경기 침체로 위기 경영 가속화
지난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최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회사 비용인 ‘법인카드’를 사용해 치는 골프를 사실상 금지 조치했다.
이마트 한 관계자는 “업무와 관련해 필요성이 포함된 명백한 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회사 경비로 결제하지 않고, 개인 돈으로 골프를 쳐야 하는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회사는 전 임원에게 법인카드 사용도 최소화하도록 공지했다. 업무를 위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약을 걸어둔 셈이다.
지난해(2023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보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수익성 개선과 비용 축소를 위해 갖은 노력을 쏟고 있다. 우선 고정비용 규모를 감소하기 위해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강행하고, 이마트의 계열사인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 에브리데이 합병도 실시했다.
정 회장은 신년사부터 수익성 개선을 강조하고 성과에 따라 CEO 인사도 수시로 단행하겠다고 공언했으며, 그 첫 번째 대상은 영업이익 감소를 한 신세계 건설에 대한 인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달 19일까지 퇴직 신청을 받은 이마트는 당초에 회사 측이 기대한 수치보다 크게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한 관계자는 당초 세 자릿수 이상의 규모를 예상했지만, 실제 퇴직 신청자는 수십 명 수준으로 밑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으로 큰 성과를 얻지 못해 다른 방식으로 비용 절감 노력이 퍼지고 있다.
앞서 롯데지주도 지난 3월 자사 임직원에게 전달한 ‘근무 기본 가이드라인 준수’라는 전언통신문을 통해 “모든 임직원의 주중 골프 운동을 금하는 내용을 전달하며, 해외 출장 업무 시 주말을 포함하는 것을 삼가달라”고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1·2위를 다투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골프와 법인카드 사용 축소에 나선 배경으로 유통산업의 주된 고객층이 온라인으로 넘어간 것뿐만 아니라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공세도 심화하면서 위기감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유통업계 외에도 대기업인 SK그룹 또한 골프를 자제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SK 한 관계자는 “다수의 임원이 주말 골프를 거의 취소하는 상황이다”라며 “회사 임직원이 모여 겨루는 내부 골프 모임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더하여 업무 추진비도 상당 규모 감소하면서 대부분의 임원은 골프장에서의 회사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분위기로 자리 잡았다.
일각에선 최태원 SK 회장은 골프보다는 테니스를 즐기고, 최창원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골프를 즐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부분도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예측하기도 한다.
SK는 계속되는 경제 침체에 20년 만에 ‘토요 사장단 회의’를 지난 2월부터 부활시키기도 했다. 해당 회의는 격주 토요일에 진행되며, 최창원 의장을 필두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해 회사 전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수펙스추구협의회 임원은 한 달에 두 번 금요일 휴무를 사용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반납하고 주 5일제로 출근하고 있다. 사업이나 지분 매각 등 구조 재편도 활발히 진행돼 임원들을 긴장시키는 상황이다.
SK 주요 계열사들은 2024년을 맞이해 다양한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침체한 상황 속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또한 경기 침체에 ‘임원 주 6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식으로 위기경영 태세를 단행하면서 임원들이 골프를 자제하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제1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계열사 임원은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중 하루는 회사에 출근해 위기경영에 동참하기로 했다. 삼성의 금융계열사들도 이른 시일 내에 동참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어 포스코도 업황 부진의 장기화를 이겨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최근 7대 미래 혁신 과제를 공시한 가운데 철강 부문 설비 효율화를 달성해 올해부터 연간 1조 원의 비용 절감을 달성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임원들의 임금 삭감도 단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을 감안해 포스코는 최대 20%가량 임원진의 급여를 감액할 것을 밝혔다. 더하여 스톡 그랜트(회사 보유 주식을 임지원에게 무상으로 지급하는 주식 보상) 제도 폐지를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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