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1000명 줄어도 SKY 이공계열 10명 중 6명 지원 가능
과기계 “연구 주제 포함 안돼”… 연구비 지원 어려움 호소
과기정통부 ‘이공계 활성화 대책 TF’ 2차 회의 진행
이창윤 차관 “건의사항 포함해 지원 강화할 것”
올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의대 정원 확대로 이공계 인재 지원이 줄자, 정부가 이공계 활성화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규모를 대학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하자 의사협회는 강력한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증원 규모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일부 비수도권 국립대의 건의를 수용하면서 2000명이었던 내년도 의대 증원 폭이 최대 1000명까지 줄어들 가능성도 생겼다.
하지만 올해와 비교할 경우 입학 정원이 늘어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종로학원은 증원 인원이 1000명 줄어들면 합격선이 2.4점 하락하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공계열 합격자 10명 중 6명은 의대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의대 증원 규모가 1500명일 경우엔 67.7%, 1600명은 68.6%, 1700명은 69.1%까지 올라간다. 나아가 1900명일 경우 74.2%가 의대 지원이 가능한 셈이다.
의대 진학 광풍으로 이공계 인기가 사그라들자,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브리핑을 열고 ‘이공계 활성화’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이 차관은 과기정통부 중장기 추진 현안 중 하나로 이공계 활성화를 꼽았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의사뿐만 아니라 과학자를 충분히 양성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공계 기피 현상이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다시 한번 온 것 같다”며 이어 “단기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 쪽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2030년이 되면 대학원생이 절반으로 준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며 “장기적으로 충분한 의사와 과학자를 양성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대책 마련을 위해 과기정통부는 지난 18일 이공계 인재가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이공계 활성화 대책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진행했다.
과기정통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우수 인재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응하고자 교육부와 공동으로 TF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1차 회의에 이어 이번 회의에선 이공계 대학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최재경 고등과학원장은 예산 신청 시 어려움을 호소했다. 내년 정부 R&D 예산이 올해보다 4조6000억원(14%) 삭감돼 과학기술계는 기초과학 연구에 차질을 겪는다는 입장이다.
최 원장은 “국가는 12대 국가전략기술을 집중 지원하고 있지만 고등과학원이 호기심을 갖고 연구하는 주제는 여기에 들어갈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최병호 고려대학교 교수는 이공계 대학·대학원의 연구 활성화를 위해 “신진연구인력양성과 우수 중견 연구자 확보로 대학을 세계적 수준의 연구 허브로써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대학의 연구경쟁력을 강화하고, 대학·기업·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국가 요소간 협력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기술을 선도해야 국가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공계 활성화 대책 TF 팀장인 이창윤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건의한 사항은 TF에서 준비하고 있는 대책에 포함해 청년이 과학기술인의 꿈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청년과학기술인의 성장을 위한 소중한 제언들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이런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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