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와 메타가 각각 GPT-5와 라마3라는 차세대 생성형 인공지능(AI)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성형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빅테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반면 국내 양대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들과 다른 전략으로 활로를 찾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 비영어권 중심의 ‘소버린 AI’ 강화
네이버는 글로벌 빅테크의 종속을 우려하며 정면 승부를 피하는 모양새다. 대신 이들에 우호적이지 않은 비영어권 국가를 공략하고 있다. 생성형AI 성능 면에서 빅테크 대비 열세에 놓여있기에 내놓은 차선책으로 관측된다.
실제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 출시 초반에 강조하던 ‘한국어 특화’ 성능은 빅테크와 견줘 큰 차별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오픈소스 LLM 연구팀 ‘해례’가 지난달 공개한 한국판 AI 성능평가 ‘KMMLU’에 따르면 하이퍼클로바X는 오픈AI의 ‘GPT-3.5 터보’와 구글의 ‘제미나이 프로’보다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GPT-4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생성형 AI 사용량 순위에서도 네이버클라우드 ‘클로바X’와 ‘큐:’는 톱 50 순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네이버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동남아, 중동, 유럽 등 비영어권 국가에서 자체 언어 AI 구축을 지원하는 일을 돕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나 효과는 미미하다.
비영어권 국가가 네이버에 러브콜을 보내는 사례는 사우디아라비아 한 곳에 불과하다. 하이퍼클로바X 성능 개선이 중요한 이유다. 네이버는 올해 1월 하이퍼클로바X보다 업그레이드된 ‘하이퍼클로바X HCX-003’를 출시, 고도화를 병행하고 있다. 이 모델은 네이버의 기업용 솔루션 클로바 스튜디오에 탑재됐다. 네이버는 HCX-003 개발을 통해 더 많은 기업들의 활용 사례를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네이버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해 AI 반도체 ‘마하-1’ 공동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인텔과도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네이버는 인텔과 AI 가속기 ‘가우디2’를 이용한 LLM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코GPT 2.0 출시 미룬 카카오, 연합전선부터 구축
카카오는 생성형AI 코GPT 2.0 출시 전 서비스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AI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본사와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내놨다. 코GPT 2.0 출시에 앞서 조직 재정비하고 자사 서비스와 연계한 AI 서비스를 본격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향후 선보일 생성형AI 코GPT 2.0가 효율성을 높인 경량의 특화 모델(sLLM)로 선보여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생성형AI 생태계 확장 전략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도입해 추후 기업 고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는 또 서비스 확장을 위한 밑작업으로 빅테크와 연합 전선 구축에도 나선다. 최근 카카오가 손잡은 빅테크는 구글, 오픈AI 등에 대항해 만들어진 연합체인 ‘AI 얼라이언스’다. 연구·개발자들과 기업 사용자들이 빅테크 기업 AI기술에 종속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운영방향은 오픈소스 AI 활성화다. 이 연합체는 IBM, 메타, 인텔 등의 주도로 결성됐으며, 그외에 AMD, 델, 소니, 소프트뱅크, 미 항공우주국·NASA, 뉴욕대 버클리대 도쿄대 등 5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는 국내 AI 표준을 글로벌 표준에 발맞추고, AI 교육·안전·정책·기술연구 등 글로벌 표준 수립에 한국의 기준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더 나아가 AI 얼라이언스와 서비스나 기술 협업보다 글로벌 표준에 맞춘 AI 안정성 검증에 주력한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us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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