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동통신사가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최소 1조원의 자본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설립 자본금이 1000억원에 불과한 스테이지엑스컨소시엄이 통신 시장 내에서 자리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가 스테이지엑스의 시장 경쟁력을 검증하기 전까지는 자본 확충과 설비투자 현황 등에 맞춰 일부 지원만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정훈 청주대 회계학과 교수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관으로 열린 ‘28㎓(기가헤르츠) 신규 사업자의 자격과 요건’ 토론회에서 “최근 제4 이통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가 기존 MNO(통신사업자)와 이동통신 시장에서 유의미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타사 가입자 약 200만명을 빼앗아 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최소 1조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 연구에 따르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3만5000원으로 잡았을 때, 스테이지엑스가 매출 1조원을 내기 위해서는 가입자 238만명이 필요하다.
그는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이 1996년 통신 시장에 진입했을 당시 국내 이동통신 보급률은 15%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2009년 들어 이동통신 보급률이 98.4%로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올해는 150%를 웃돈 만큼 현재는 신규 사업자가 통신 시장 판도를 크게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이 정체된 통신 시장에서 후발 사업자가 기존 사업자보다 훨씬 더 많은 마케팅비를 투입해 가입자를 유치해야 하는 데 스테이지엑스가 1000억원의 설립 자본금을 가지고 이를 해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아직 스테이지엑스가 통신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만큼, 시장 경쟁력을 검증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테이지엑스가 클라우드 기반 통신망 인프라 구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됐다.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애플리케이션 기반 서비스나 게임 서비스는 클라우드 기반 통신망이 비용 절감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동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기지국이나 중계기를 비롯한 장비 구입이 필수적이라 클라우드 기반 기술로는 한계가 있고 비용 절감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했다. 이어 “클라우드 기반 통신망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면 기술적인 한계로 유·무선 전화 간 음성통화 서비스는 제공할 수 없게 된다”며 “이는 결국 스테이지엑스가 직접 통신망을 구축하지 않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통신사의 망을 영구히 빌려 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모 교수는 “스테이지엑스가 실효성 없는 사업 계획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정부의 대규모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며 “스테이지엑스가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앞둔 상황에서 자본 확충과 투자 집행에 관한 구체적인 의무 사항을 부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스테이지엑스가 연도별 통신망 의무 구축 수량을 채우지 못하거나, 연도별 할당대가 납입을 이행하지 못하면 정부가 약속한 정책금융 지원, 세액공제 혜택을 전면 중단하고 주파수를 회수하는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며 “통신 3사의 망을 빌려 쓰는 로밍도 일정 기간만 할 수 있도록 제한해 의무적으로 자체 망을 구축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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