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상징 대배기량 엔진
가장 큰 엔진 만든 업체는?
무려 1만cc 넘긴 곳도 있어
기술의 발전으로 요즘 자동차 엔진은 작은 배기량으로도 큰 힘을 낼 수 있다. 터보차저 등 과급 장치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신차가 훨씬 큰 자연흡기 엔진을 단 차보다 빠른 경우도 흔하다. 까다로운 환경 규제로 인해 요즘은 환영받지 못하지만 대배기량 엔진은 우렁찬 배기음과 함께 고성능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국내 제조사가 만든 엔진 중 가장 큰건 현대차그룹의 타우 엔진이다. 양산차 기준 최대 5.0L 사양까지 있으며, G90 초기형 모델까지 탑재됐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 역사상 가장 큰 엔진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순위권에 들지 못한다. 역대 가장 큰 차량용 엔진을 만든 업체 여섯 곳을 살펴봤다.
6위 : 쉐보레(8.1L)
5위 : 캐딜락(8.2L)
4~6위는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차지했다. 6위에 오른 쉐보레는 비록 양산형은 아니지만 최대 16.5L에 달하는 엔진을 만든 적이 있다. 양산차로 한정하면 빅 블록 V8 엔진이 유명하다. 5L대부터 그 이상까지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는데, 그중 가장 큰건 8.1L 사양이었다. 해당 엔진은 픽업트럭인 실버라도 2500HD 2002년형 모델에 탑재됐다.
쉐보레와 함께 GM 산하에 있는 캐딜락도 만만치 않았다. GM의 식구가 되기 전 전 7.7L 엔진을 자체적으로 만들었으며, 1970년에는 8.2L에 달하는 엔진을 엘도라도에 얹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당시 흔하디 흔했고 고출력 전달에 유리한 후륜구동이 아닌 전륜구동을 택했다는 점이다. 400마력에 달하는 최고 출력은 3단 자동변속기를 거쳐 앞바퀴로 전달됐고, 0~60mph(97km/h) 가속 9초, 최고 속도 192km/h의 성능을 냈다.
4위 : 닷지(8.4L)
3위 : 르노(9.1L)
대배기량 엔진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닷지 바이퍼. 해당 모델은 크라이슬러 시절 상용차용 엔진 설계를 기반으로 개발된 8.0L V10 엔진을 얹은 게 시작이었다. 세대교체를 거듭하며 2003년에는 8.3L, 그로부터 5년 뒤 출시된 4세대는 8.4L 엔진을 탑재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생산된 마지막 5세대도 같은 배기량의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 출력 640마력, 최대 토크 83kgf.m는 6단 수동변속기를 거쳐 후륜으로 전달됐다.
최근 국내에서 리브랜딩을 거친 르노. 작은 차 위주로 만드는 해당 업체가 이토록 큰 엔진을 만들었다니 의외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르노는 125년의 역사를 지닌 자동차 산업 초창기 제조사다. 과거에는 배기량이 곧 출력이었고 대배기량 엔진 경쟁이 한창이었던 때도 있었다. 무려 1세기 전이었던 1920년, 르노는 배기량 9.1L에 달하는 직렬 6기통 엔진을 당시 플래그십 모델인 40CV에 탑재했다. 해당 모델은 1인승 개조 버전으로 24시간 내내 평균 속도 174km/h로 주행한 기록도 갖고 있다.
2위 : 푸조(11.1L)
1위 : 부가티(12.8L)
같은 프랑스 회사이자 현재 큰 차를 거의 만들지 않는 푸조는 용적 10L가 넘는 엔진을 양산했다. 르노보다 이른 1908년에 타입 105 모델을 만들었는데, 해당 차량에는 11.1L 직렬 6기통 엔진이 적용됐다. 실린더당 용적은 무려 1,850cc에 달한다. 타입 105는 가격 역시 천문학적이었던 탓에 2년 동안 23대만 생산됐다.
1위는 오늘날에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 기록으로 유명한 부가티다. ‘로얄(Royale)’로 흔히 알려진 타입 41은 배기량 12.8L의 직렬 8기통 엔진을 얹은 괴물이었다. 해당 모델이 출시된 1930년대는 공교롭게도 대공황 시대였고 왕족조차도 못 살 정도로 비쌌던 것으로 전해진다. 차량과 별개로 엔진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뒀는데, 프랑스 국영 철도가 다수 구매해 1950년대 후반까지 기관차용 엔진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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