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제네시스가 GV80을 뛰어넘는 체격을 갖춘 SUV ‘GV90’을 내놓는다. 력서리 브랜드로서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 신기술을 집약한 플래그십 모델로 준비하고 있다. 당장은 아니다. 오는 2026년 즈음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콘셉트 카는 공개했다. 초대형 전동화 SUV ‘네오룬 콘셉트’다. 지난달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브랜드 복합문화공간(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다.
현재 제네시스는 보유 라인업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큰 플래그십 SUV GV80를 대형 SUV라고 부른다. 네오룬을 초대형 SUV로 명명한 것을 보면, GV80보다 한 체급 이상 큰 GV90를 염두해 내놓은 콘셉트 모델일 가능성이 크다.
네오룬 외관은 지난 2022년 공개한 전기차 디자인 모델 ‘엑스 스피디움 쿠페’와 비슷하다. 전기차엔 불필요한 그릴을 생략했지만 상징적 디자인인 ‘두 줄’로 그릴 형태를 표현한 것이 똑같다. 그러면서 차세대 플래그십 SUV답게 보다 단순하지만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디자인했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글로벌디자인본부장 사장은 “네오룬에는 장인 정신이 깃든 한국 달항아리처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부분은 앞·뒷문이 마주보며 열리는 코치도어를 통해 드러나는 실내 공간이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선보일 다양한 신기술을 엿볼 수 있다.
네오룬은 차량에 탑승할 때 숨어있던 옆 발판(사이드스텝)이 자동으로 나온다. 고급차 고객을 배려해 디자인한 세심함이 읽힌다.
운전석으로 가면 가운데가 뻥 뚫린 운전대 뒤로 계기판이 있어야 할 자리에 막대기 하나가 놓여있다. N·P가 적혀있는 걸 보아 변속 기어봉으로 추정된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대화면 디스플레이가 있다. 상황에 따라 둘둘 말아 접어서 숨길 수 있는 롤러블 방식이다. 2열 천장에도 탑승객을 위한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1열 디스플레이 아래에 위치한 동그란 구 형태 부품은 고음역 스피커라고 한다.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강화에 집중한 모습이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송풍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네시스는 한국 전통 온돌에서 영감을 받은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했다. 차량 내부 대시보드, 도어트림, 바닥, 시트백, 콘솔 사이드 등에 복사난방 필름을 부착해 저전력 고효율 난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앞좌석은 180도 회전으로 뒷좌석과 서로 마주보게 배치할 수 있는 ‘스위블링’ 기능을 적용했다.
네오룬은 앞으로 나올 차량 비전을 보여주는 콘셉트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 선보인 신기술이 실제 출시되는 차량에 모두 적용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 일부는 이미 개발을 완료한 기술로 적용 가능성이 열려있다. 코치도어도 현대차그룹 차세대 전기승용차 플랫폼 ‘eM’에서 구현 가능한 기술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네오룬을 기반으로 한 GV90를 오는 2026년 1분기경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울산공장 부지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GV90가 신공장에서 생산된다면 당연히 전기차라는 의미다. 지난 2021년 제네시스는 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 또는 수소차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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