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된 지 14년 지났지만
감가가 전혀 없는 벤츠?
그 정체는 SLS AMG였다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떨어진다. 인기가 많은 국산차나 차량 가격이 낮고, 고정 수요가 있는 경차라면 그나마 감가율이 덜하지만 수입차 등 가격이 높은 차량들은 큰 감가를 맞게 된다. 이처럼 차량의 가격이 내려가는 이유는 차량의 연식이 경과함과 동시에 각종 소모품들을 교환해야 하고, 신차가 나오며 기존 모델은 구형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가격이 올라가는 차들도 있다. 물론 흔한 경우는 아니다. 연식이 30년 이상 경과해 잔존 개체가 몇 대 없는 클래식카나, 람보르기니 시안처럼 극 소량만 제작하는 한정판 모델들을 예시로 들어볼 수 있다. 하지만 나온 지 20년도 채 안된 벤츠 차량이 오히려 출시 가격보다 높아진 기 현상이 일어났다.
AMG 독자 개발 슈퍼카
300SL의 디자인을 차용
그 주인공은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의 SLS AMG이다. 지난 2010년 데뷔한 벤츠 SLS AMG는 메르세데스-AMG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첫 슈퍼카였는데, 벤츠와 멕라렌이 함께 만든 SLR 멕라렌을 계승하는 의미를 담고 개발하였다. 또한 과거 벤츠의 전설적인 스포츠카였던 300 SL에서 모티브를 얻어 특유의 걸윙 도어, 롱노즈 숏데크 디자인을 차용하였다.
SLS AMG는 명색이 슈퍼카인 만큼, 그 성능 역시 상당한 수준이었다. SLS AMG의 파워트레인을 살펴보면 6.280cc V8 자연흡기 엔진을 얹어 571마력의 출력을 내며, 66.3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AMG 스피드쉬프트 DCT 7단 변속기를 얹어 0-100km/h를 3.8초만에 주파하며, 최고 속도는 317km/h에 달한다.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대부분 해외로 수출되었기 때문
그런데 이 차량, 언젠가부터 한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SLS AMG는 2014년 단종되고 후속 모델인 AMG GT로 대체되었다. AMG GT는 롱노즈 숏데크 디자인을 이어받았지만 엔진이 터보로 변경되고, 걸윙 도어 역시 일반 도어로 대체되는 등 매력적인 포인트가 사라지게 되었다.
따라서 기형적이게도 단종 직후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는데, SLS AMG는 판매 당시 아우디 R8에 밀려 판매 대수가 많지 않았다. 따라서 수요가 공급보다 많았기 때문에 차량의 가격이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된 것이다. 해외 시세가 먼저 오르자 한국에 있던 대부분의 SLS AMG들이 해외로 수출되는 경우가 허다했고, 이에 국내 차량 대수가 크게 준 것이다.
신차보다 비싼 중고차 가격
앞으로도 꾸준한 상승 전망
현재 SLS AMG 쿠페의 해외 시세는 3억 1천만 원대에서 3억 5천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2010년 당시 SLS AMG의 출시 가격은 2억 5천만 원 수준이었는데, 그야말로 감가 0%를 넘어 신차보다 비싼 중고차 가격을 자랑하는 것이다.
클래식카의 시세를 이야기할 때 흔히 하는 이야기가 있다. 중고차의 가격은 출고 후 20년 차에 저점을 찍고, 30년 차가 되면서 서서히 상승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SLS AMG의 경우 일반적으로 저점이라고 평가하는 시점에서 신차의 가격을 넘어버렸으니, 앞으로도 차량의 가격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