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그룹 창업자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 중이다. OCI와 통합을 두고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25일 “이번 딜을 통해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사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남은 이틀동안 노력해서 이번 결정이 잘못된 결정이 아닌 것을 보여주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OCI와 딜을 하지 않았다면 현재 한미그룹 그대로, 국내 상위 제약사는 유지되지만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는 힘들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을 두고 한미 오너가의 갈등은 지속되고 있지만 누구도 향방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반대 측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한미정밀화학 사장은 OCI와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임종윤·종훈 사장은 지분율이 28.42%였지만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분(12.15%)을 우호지분으로 확보하면서 40.57%를 갖게 됐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사장의 지분은 가현문화재단(4.9%)과 임성기재단(3%) 지분을 포함해 35%다. 이날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임직원 약 3000명이 모인 한미 사우회는 보유 주식 23만여주를 ‘통합 찬성’에 힘을 보태기로 결의했다.
이제 향방은 남은 소액주주 약 16%와 국민연금 7.66% 등에 달렸다.
임 사장은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꾸려가겠다고 여러 번 말씀을 드렸는데, 그런 결정을 내린데 있어선 고심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남은 이틀 동안 대화를 재기해서 우리의 입장을 확실하게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을지,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도 우리 큰 주주로 소임을 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임 사장은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해 오너가 상속세 ‘오버행’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약품이 지난해 로수젯 등에 기반을 두고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기업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아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기업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대주주들의 상속세 문제, ‘오버행’ 이슈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고민 끝에 OCI홀딩스와 통합을 준비하게 됐다”면서 “한미가 하고자 하는 연구개발(R&D), 신약 개발에 대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미그룹과 통합을 추진 중인 OCI그룹의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도 참석했다.
이 회장은 “OCI는 예전에 없던 사업을 일으켜서 세계적인 사업으로 키워가는 DNA가 있다”라며 “우리가 한미에 투자하는 것은 몇 년동안 리턴이 안 돌아오는 것을 각오하더라도 5~10년 후에 좋은 사업으로 만들었을 경우 주주 가치가 증대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어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미그룹은 25일자로 임종윤·종훈 사장을 해임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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