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를 만나 ‘전환지원금’ 정책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삼성전자·애플에 중저가 휴대폰 출시 협조를 요청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21일 주주총회 후 전환지원금 정책에 대해 “기업에 재무적 부담을 준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방통위는 22일 통신3사 대표이사와 삼성전자 사장, 애플코리아 부사장과 면담을 통해 정부의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에 협조를 요청했다.
방통위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통신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가 매우 크며 물가 상승과 고금리 등으로 민생 안정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및 경쟁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전환지원금’ 정책과 관련해 사업자들의 각별한 협조를 요청한다”고 했다. 방통위는 회의에서 공시지원금 확대, 중저가 요금제 도입, 중저가 휴대폰 출시 등 방안이 논의됐다고 했다.
방통위는 이날 통신사·제조사들이 “서비스 혁신과 성장 못지않게 오늘 논의된 이용자 보호 조치들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방통위 면담 전날인 21일 주주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전환지원금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황 대표는 “(전환지원금 확대는) 기업 입장에선 상당히 재무적인 부담을 안게 된다. 어떤 것이 좋은 방향인지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 실제 통신비는 올라갈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현재 통신3사는 전환지원금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방통위가 허용한 번호이동에 따른 전환지원금은 최대 50만 원이지만, 통신3사는 22일 기준 최대 13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13일 전환지원금 확대 방안을 발표하며 최신 휴대폰 구입 부담이 없어지게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은 것이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번호이동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이용자까지 불필요한 단말기 구매를 유도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보조금 중심의 번호이동 시장이 과열되고, 잦은 단말기 교체와 보급에 따른 가계통신비 증가와 자원낭비 등 이전에 생각지 못했던 부작용과 함께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추구하는 가입유형 간 차별금지를 오히려 대폭적으로 확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방통위는 지난 13일 단통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통신사가 번호이동 고객에게 최대 50만 원 이내의 전환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통신사는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공시지원금·추가지원금에 더해 최대 50만 원의 전환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 지원금은 통신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22일 기준 통신사들이 책정한 전환지원금은 SK텔레콤 5만~12만 원, KT 5~13만 원, 유플러스 4만4000~10만 원이다. 전환지원금을 최대치로 받기 위해선 월 10만 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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