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마트폰과 PC에 이어 태블릿PC도 인공지능(AI) 기능이 적용된 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업무·교육 목적으로 활용되는 태블릿PC가 자료를 요약해주거나 명령어를 듣고 이미지를 자동 생성하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태블릿PC 제조사들이 올해 판매량 증대를 위해 AI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다수 출시, 시장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달 말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오는 9월 아이패드OS(운영체제) 18을 적용해 AI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이패드OS 18은 이용자가 문자메시지를 작성할 때 AI가 잘못된 어법이나 단어가 있는 문장을 수정해 주고, 이미지나 비디오를 자동으로 편집해 주는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음성 명령만으로 저장된 동영상을 ‘숏폼(1분 내외의 짧은 영상 콘텐츠)’ 형태로 편집하는 식이다.
AI 음성 비서인 ‘시리(Siri)’ 기능도 강화될 전망이다. 아이패드 이용자가 시리를 통해 음성·텍스트 자동 번역 기능은 물론이고 명령어로 이미지를 자동 생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리에 AI 챗봇 기능이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LLM(초거대언어모델)으로 복잡한 명령을 이해한 뒤 기기 내에 저장된 사진, 동영상, 연락처 등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부터 원 UI(사용자 인터페이스) 6.1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탭 S9 시리즈에 AI 기능을 적용한다. 갤럭시S24에 적용된 실시간 번역, 서클투서치(화면 위에 원을 그려 검색하는 기능), 텍스트 요약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의 AI 기능을 갤럭시탭에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태블릿PC 폼팩터(기기 형태)에 최적화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최원준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 연구개발실장은 “AI 기능을 단순히 복사해서 붙여넣는 것이 아닌, 특정 폼팩터에 맞춘 AI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기업들도 올해 AI 기능이 적용된 태블릿PC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 2월 태블릿, 노트북 전환형 PC인 씽크패드 X13을 출시했다. 씽크패드 X13은 인텔 AI 프로세서 ‘울트라 코어 프로세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형 AI인 코파일럿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텍스트 명령을 기반으로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자료를 요약해주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복잡한 엑셀 내용을 분석해주거나 업무상 받은 이메일 중 중요 이메일과 스팸 메일을 구분해 보여주는 기능을 갖췄다.
화웨이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메이트패드 에어’ 신제품에는 자체 개발한 AI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적용돼 있다. 통화 시 키보드, 마우스 클릭, 발걸음 소리와 같은 소음을 자동으로 제거해 원활한 대화를 돕는 기능이다. AI가 화상통화나 온라인 회의 중 잡음을 인식·제거해 보다 선명한 소리를 제공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태블릿 PC 출하량은 1억3525만대로 2022년 대비 10.3% 감소했다. 카날리스는 “지난해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위축돼 묶음 상품으로 판매되는 태블릿PC의 수량도 줄었다”라며 “제조사의 태블릿PC에 대한 AI 개발의 우선순위가 PC와 스마트폰에 비해 뒤처지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태블릿PC의 경우 큰 화면을 활용해 영상을 보거나 디지털 교과서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텍스트 요약이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기능이 가장 효과적인 폼팩터”라고 설명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