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플랫폼 ‘블랙웰’을 공개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를 조합해 AI 추론 능력을 최대 30배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엔비디아는 1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개발자 콘퍼런스(GPU Technology Conference)를 열고 차세대 AI 플랫폼 블랙웰을 올해 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는 우리 시대를 정의하는 기술”이라며 “블랙웰은 이 새로운 산업 혁명을 구동하는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웰에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신형 GPU(B100)가 탑재된다. 기존 GPU(H100)보다 연산 처리 속도가 2.5배 빨라진 반도체로, 제조는 TSMC가 맡았다.
엔비디아는 신형 GPU 두 개와 자체 개발한 CPU를 탑재한 것을 ‘블랙웰’ 플랫폼이라 명명하고 하나의 시스템처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GPU 단일 부품이 아닌 모듈화된 반제품이나 완제품으로 시판하겠다는 것으로, 엔비디아는 이날 서버 형태의 제품과 함께 36개 유닛을 층층이 쌓아 하나로 구성한 ‘랙’ 단위 제품을 공개했다. 최고 사양의 시스템을 구성했을 때 AI 추론 능력을 30배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엔비디아 설명이다.
블랙웰에는 최신 고대역폭메모리(HBM)도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양산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납품 승인(퀄)을 받아 정식 공급을 시작하는 것으로, 차세대 AI 시스템과 메모리 변화를 알렸다.
이날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검정 가죽자켓을 걸치고 2시간이 넘게 진행된 기조연설을 홀로 진행한 황 CEO는 AI로 산업이 격변하고 있다면서 엔비디아와 협력 중인 다양한 산업군의 파트너사 AI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선박 건조 현장에 AI·디지털 트윈을 접목한 HD현대와 아이오닉6 공기역학 시뮬레이션 장면 등이 연이어 등장하며 눈길을 끌었다.
행사 말미에는 엔비디아가 자체적으로 AI 훈련을 시킨 로봇 ‘오렌지’와 ‘그레이’가 황 CEO와 함께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
황 CEO는 로봇 훈련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그루트’와 블랙웰이 탑재된 로봇용 시스템온칩(SoC) ‘토르’를 소개하며 “AI의 종점이자 엔비디아의 역량을 한 곳으로 집약할 수 있는 분야도 로봇”이라고 말했다.
새너제이(미국)=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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