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갤럭시링’과 글로벌 요리(추천) 플랫폼 ‘삼성푸드’ 연계를 통해 글로벌 푸드 테크(FoodTech·식품 산업에 첨단 기술을 접목해 창출한 새로운 산업) 시장 선점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최초로 갤럭시링 실물을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기능과 가격, 출시 일정 등에 대해선 함구했다.
19일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가 갤럭시링과 삼성푸드, 자사 가전제품(냉장고, 오븐 등), 삼성 e식품관을 연계한 사업 방안을 검토했다. 갤럭시링이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토대로 삼성푸드가 맞춤형 식단을 추천한다는 게 기본 골자다. 칼로리 소비량, 신체질량지수(BMI) 등의 정보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레시피와 식단 추천이 가능해진다.
이 관계자는 “갤럭시링을 통해 삼성푸드가 개인 맞춤형 식단을 구성하고, 인공지능(AI) 비전이 탑재된 삼성 냉장고에 연동된 삼성푸드가 냉장고 안 식재료를 분석해 조리 가능한 음식과 레시피를 추천한다”며 “맞춤형 레시피의 조리 값은 삼성 오븐으로 바로 전송돼 사용자가 조리 온도나 시간을 따로 일일이 설정할 필요가 없고, 부족한 식재료는 삼성 e식품관을 통해 배달도 연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최대 규모 푸드 레시피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위스크(Whisk)’를 인수한 후, AI를 접목시킨 삼성푸드 앱을 지난해 8월 104개국에서 8개 언어로 출시했다. 당시 박찬우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서비스비즈그룹장(부사장)은 “삼성푸드가 ‘손 안의 영양사’ 역할을 하며 고도로 개인화된 식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삼성 가전과 연동돼 가전 기기 차별화에도 핵심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이 손안의 영양사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로 갤럭시링을 검토한 것은 갤럭시링이 기존 갤럭시워치와 달리 24시간 신체에 밀착 착용이 가능한 반지 폼팩터(형태)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갤럭시링은 갤럭시워치 대비 사용자의 건강 상태 정보 수집 정확도가 높고, 부품이 많이 들어가 크기가 큰 갤럭시워치 대비 가격을 낮출 수 있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보급 확산 면에서도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링 출시에 앞서, 갤럭시워치를 활용한 음식 추천 서비스를 시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부터 현대그린푸드와 손잡고 갤럭시워치 사용자의 체성분 데이터에 기반한 케어푸드(돌봄음식) 추천 서비스를 제공했다. 추천받은 케어푸드는 삼성닷컴 e식품관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연계했다.
삼성푸드 앱 이용자는 출시 반년이 지난 현재 100만명(앱 다운로드 수 기준)을 넘어섰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머전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2203억달러(약 291조원)였던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2027년 3425억달러(약 452조원)로 55.4% 성장할 전망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링이 출시돼 삼성푸드와 연계되면 전 세계적으로 이용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식자재 배달 사업까지 연계 및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팀 추아(Tim Chuah) 가전 부문 산업 매니저 겸 글로벌 가전 리서치 총괄은 “앞으로 AI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디바이스를 활용, 먹는 것과 연결된 푸드테크, 건강 돌봄 시대가 올 것”이며 “이 시장에 삼성전자가 발을 내디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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