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스마트워치 시장이 올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워치의 핵심 기능인 ‘건강 관리’가 AI(인공지능)를 통해 고도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애플·구글 등은 자사 기술력을 통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워치 예상 출하량은 8300만대로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IT업계 불황으로 스마트워치 시장이 2% 수준의 성장에 그쳤다. 잭 리덤 카날리스 연구원은 “올해부터 제조사들이 스마트워치에 생성형 AI 기능을 적극 적용하면서 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스마트워치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반 건강 코칭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애플워치, 아이폰 등의 이용자가 식습관을 개선하고 숙면에 들도록 건강 관리를 돕는 기능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단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이용자에게 경고 문구를 띄우거나 잠에 들지 못하는 이용자에게 적절한 수준의 운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업계는 연내 서비스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더 많은 AI 기능이 출시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은 지난달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업데이트를 통해 헬스 테크 기업 핏빗(Fitbit)의 AI 건강 관리 기능을 자사 스마트워치인 픽셀 워치와 스마트폰인 픽셀 폰에 적용했다. 핏빗의 AI 기능은 이용자의 달리기 거리와 속도가 이전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오르막길을 달릴 때 속도가 얼마나 저하되는지와 같은 건강 관련 사항을 분석해 개인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구글은 지난 8일(현지시각) 영국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 구독 상품인 ‘구글 원’에 유료 건강 관리 서비스 ‘핏빗 프리미엄’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스트레스 지수나 수면 패턴 등 이용자의 건강 상태에 관한 통계를 제공하고 비디오·오디오 등 정신 건강 관리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삼성전자도 스마트워치에 AI 기능을 적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건강 관리 스마트 반지인 갤럭시 링을 공개하고 심장 건강, 수면 패턴 등을 24시간 추적하는 AI 기능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사업부 연구개발실장은 지난 1월 IT매체 씨넷과의 인터뷰에서 “갤럭시 웨어러블 기기에 AI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중국 기업들도 스마트워치에 AI를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어메이즈핏은 지난달 25일 헬스테크 기업인 젭(Zepp)과 협력해 AI가 적용된 스마트워치 운영체제인 젭 OS 3.5를 출시하고 이를 MWC에서 공개했다. LLM(초거대언어모델)으로 구동되는 만큼 키워드가 아닌 일상 대화로 명령해도 스마트워치가 인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언어 이해 폭이 넓어진 만큼 이용자의 건강 상태를 더욱 직관적으로 해석해 건강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워치 제조사들이 AI를 통해 강화된 헬스케어 기능을 적용해 새로운 제품을 구매할 요인을 만들 수 있다”면서 “건강 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구독 상품으로 유인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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