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카티)’ 치료제 탄생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큐로셀의 다음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큐로셀은 경쟁약보다 우수한 안전성과 약효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해 신속하게 차세대 항암제 시장에 진출하고 차기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T세포에 유전자 조작을 거쳐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CAR 유전자를 발현시킨 면역세포치료 항암제다. 단 한 번의 투여로 혈액암 완치가 가능한 의약품으로 흔히 ‘꿈의 항암제’로 불린다.
올 하반기 정식허가 신청…내년 상반기 출시 계획
큐로셀은 이달 자체 개발한 카티 치료제인 ‘안발셀(성분명 안발캅타진 오토류셀)’이 혈액암의 일종인 거대 B세포 림프종(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2상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큐로셀은 해당 임상에서 재발성 또는 불응성 LBCL 환자에게 안발셀을 1회 투여한 결과, 73명 중 55명(67.1%)에게서 완전관해를 확인했다. 완전관해는 치료 후 암이 완전히 소실된 것을 뜻한다.
경쟁약인 노바티스의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는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이보다 낮은 40.4%의 완전관해율을 나타냈다. DLBCL은 거대 B세포 림프종의 한 유형이다. 킴리아는 현재까지 국내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은 유일한 CAR-T 치료제다.
큐로셀은 올해 하반기 식약처에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내년 상반기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킴리아보다 우수한 임상 데이터와 공급망을 기반으로 3년 이내에 국내시장 점유율 약 60%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앞서 세계 첫 CAR-T 치료제인 킴리아도 임상 2상 결과를 토대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지만 3차 치료제로서 특별한 대조군이 없어 임상3상을 진행하지 않고도 지난 2021년 3월 국내에서 정식 허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안발셀 적응증 확대비…자체 CAR-T 생산시설 구축 완료
큐로셀은 LBCL에 이어 안발셀의 적응증을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ALL)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서 임상 1상 시험에 돌입했다. ALL은 전체 백혈병 환자의 약 10%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소아보다 성인의 완치율이 절반가량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큐로셀은 노바티스의 킴리아와 달리 소아가 아닌 성인 환자를 타깃으로 하는 전략을 택했다. 킴리아는 국내에서 25세 이하 소아 및 성인 ALL 환자에게만 투여 가능해 성인 ALL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큐로셀은 안발셀의 품목허가에 대비해 대전에 최대 1000명분의 CAR-T 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상업용 생산시설을 구축해놓은 상태다. 해외에서 CAR-T 치료제를 제조할 경우 환자로부터 T세포 채취부터 투약까지 5~6주가 소요되지만 큐로셀은 CAR-T 치료를 위한 품질검사 신속검사법을 개발했고, 자체 제조시설을 갖고 있어 16일만에 투약이 가능하다.안발셀 뒤이을 T세포 림프종 CAR-T 치료제 개발
큐로셀은 또한 안발셀을 이을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 T세포 림프종 CAR-T 치료제인 ‘CRC-03’를 선정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T세포 림프종은 T세포에서 종양이 발생하는 난치성 혈액암으로 아직 전 세계적으로 이를 치료하는 CAR-T 치료제가 없다.
안발셀으로 효과를 확인한 자체 플랫폼 기술 ‘오비스(OVIS)’를 활용해 고형암 정복에도 나설 계획이다. 오비스는 T세포의 발현을 막는 면역관문수용체의 일종인 PD-1뿐만 아니라 TIGIT(일부 T세포와 자연살해세포에 존재하는 면역 수용체)를 동시에 억제하는 방식으로 카티 치료제의 약효를 극대화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카티 치료제 시장은 2022년 38억3000만달러(5조1200억원)에서 연평균 29.8% 성장해 2032년 885억3000만달러(118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큐로셀 관계자는 “최근 임상 최종 결과에서 안발셀의 높은 경쟁력을 확인한 만큼 향후 신약허가와 출시가 빠르게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성인 ALL과 T세포 림프종 등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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