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팀이 사고로 신체 일부가 절단됐을 때 1분 안에 절단된 신경을 연결할 수 있는 ‘신경 봉합 패치’를 개발했다. 밴드처럼 절단 부위를 감아주기만 하면 돼 봉합 성공률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연구재단은 손동희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연구팀·신미경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박종웅 고려대 의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사람의 실제 피부 구조를 모사한 ‘강력 접착’ 패치형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리티얼즈’에 지난 1월 26일 온라인 게재됐다.
손가락 등 신체의 일부가 기계에 끼여 절단되는 외상성 절단 사고는 각종 산업 현장에서 자주 발생한다. 절단된 신경을 연결하려면 머리카락보다 얇은 의료용 봉합사로 신경 외피를 바느질해야 한다. 봉합 성공률을 높이려면 최대한 빠르게 봉합해야 하지만 숙련된 의사조차 신경 1가닥을 연결하는 데 10분 정도 소요될 정도로 정교한 작업이다.
공동연구팀은 여러 층으로 이뤄진 피부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외부는 질기지만 내부로 갈수록 부드러운 조직으로 구성된 패치를 개발했다. 물리적 손상을 입은 고분자가 스스로 결함을 감지해 구조를 복구하는 ‘자가치유고분자’와 조직 접착력이 높은 하이드로젤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자가치유고분자의 물성을 조절해 탄성 고분자, 점탄성 고분자, 접착 하이드로젤을 순서대로 배치했다. 점탄성 고분자는 재료에 외력을 가할 때 생기는 저항력(응력)을 흡수한다. 탄성 고분자는 재료가 복원되도록 한다. 이를 통해 강한 접착력을 구현했다.
개발된 패치는 밴드처럼 간단히 절단된 신경 부위를 감아주면 된다. 인체와 유사한 실험 모델에 패치를 적용한 결과 의사가 아닌 비전문가도 1분이면 신경을 봉합할 수 있었다.
특히 영장류 실험 모델에서는 손목 정중 신경을 절단한 후 패치를 감고 봉합 여부를 확인했다. 1년 뒤 엄지손가락의 움직임이 정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됐다.
또 패치에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단백질 분자를 추가할 경우 기존 바느질 봉합술보다 빠르게 조직 재생을 유도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연구를 이끈 손동희 교수는 “패치 성능 검증 결과 신경조직 재생과 근육의 기능성 회복 정도가 봉합사를 이용한 방법과 차이가 없었다”며 “신경봉합술은 신경 염증이나 종양 절제, 장기 이식 등과 같은 수술에도 필요하기 때문에 의료 현장의 수술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우수 신진 연구, 중견 연구, 바이오·의료기술 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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