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버튼 사라진 테슬라
방향지시등조차 터치패드
결국 특단의 조치 예정돼
지난 몇 년 동안 자동차 실내는 상당한 변화를 겪어왔다. 큼지막한 센터 디스플레이와 계기판이 유행처럼 퍼져나갔고 주행 중 다루는 주요 조작 계통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었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변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차량 운행 중 다루게 되는 각종 기능은 편의성과 직관성이 최우선이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업계가 앞다퉈 도입하는 터치 기능은 이와 거리가 멀다는 게 문제다. 특히 테슬라는 물리 버튼을 최소화한 인터페이스로 악명 높다. 결국 유로 앤캡은 최근 테슬라에게 불이익을 경고하며 특단의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테슬라 안전도는 상위권
터치패드가 발목 잡을까?
앞서 테슬라는 전 세계의 신차 안전도 평가 기관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안전 등급을 획득해 주목받곤 했다. 유로 앤캡(Euro NCAP)에서는 테슬라 전 차종이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얻었다. 깐깐하기로 악명 높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최신 테스트에서도 모델 Y는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획득했다.
하지만 앞으로 테슬라의 선택에 따라 이 같은 기록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게 됐다. 다름 아닌 방향지시등 때문이다. 테슬라는 모델 S 리프레시부터 방향지시등 레버와 변속 레버, 와이퍼 제어 버튼을 없애고 스티어링 휠 터치패드와 센터 스크린에 기능을 통합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디자인 기조는 최근 출시된 모델 3 하이랜드와 사이버트럭에도 적용되는 등 라인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불편한 수준을 넘었다
운전 부주의 사고 우려
해당 기능에 대한 반응이 엇갈렸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쪽에 무게가 실렸다. 그간 방향지시등 기능을 스티어링 휠 터치 패드로 옮긴 전례가 없는 만큼 적응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또한 물리 버튼과 달리 촉감만으로는 그 위치를 알 수 없는 만큼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시선을 아래로 옮겨야 한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유로 앤캡의 전략 개발 이사인 메튜 에버리(Matthew Avery)는 외신 해거티(Hagerty)와의 인터뷰에서 “터치스크린의 남용은 업계 전반의 문제”라며 “주요 제어 장치를 작동하기 위해 운전자가 도로에서 눈을 떼게 하고 부주의로 인한 충돌 위험이 높아진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주요 기능 물리 제어 의무화
광범위한 설계 수정 불가피
이에 유로 앤캡은 향후 주요 기능에 대해 버튼, 레버 등 물리적 제어 장치의 존재를 필수 요건으로 삼을 방침이다. 방향지시등부터 비상등, 경적, 와이퍼 등이 포함되며 오는 2026년부터 새 규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테슬라가 이에 대응해 자사 라인업에 광범위한 설계 수정을 적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네티즌들은 “언제부턴가 자동차 실내가 소비자가 아니라 제조사한테 편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물리 버튼이랑 레버 빼면 테슬라야 원가 절감되고 좋겠지”. “신형 모델 S 타봤는데 터치식 깜빡이는 쓸 게 못 된다”, “변속 셀렉터도 터치식으로 바뀌어서 너무 불편함” 등의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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