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유력 자동차 전문지가 선정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 파워리스트(거물)에 이름을 올렸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능력을 인정 받았고, 구 회장은 전장사업을 중심으로 완성차 업계에 큰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모터트렌드는 5일(현지시각) 올해 자동차 업계 인물 50인(2024 Motortrend power list)을 발표했다. 1949년 창간한 모터트렌드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최고 영향력을 가진 매체로 매년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을 선정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이 파워리스트에서 5위로 꼽혔다. 정 회장은 지난해 영향력 1위를 뜻하는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 2023)’로 선정됐는데 올해 2년 연속 상위권에 포진했다.
모터트렌드는 정 회장 선정 이유에 대해 “(지난해) 최고의 성과를 냈다”며 “각 브랜드와 사업 부문을 세세하게 관리하기보다는 ‘큰 그림(big picture)에 집중하는 리더”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는 물론 수소,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신사업을 총괄하는 그의 경영 능력을 제대로 평가한 것이다.
모터트렌드는 “정 회장은 포니 쿠페 콘셉트를 부활시켜 한국인의 자부심과 헤리티지를 보여줬다”며 “정 회장의 지휘 아래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로봇공학, 인공지능(AI),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등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북미 지역을 담당하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15위)와 이상엽 현대제네시스 글로벌 디자인 담당 부사장(26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인물 50인에 선정됐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기아 글로벌디자인본부장 겸 최고창의책임자(19위), 카림 하비브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장(27위) 등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0인 리스트에 포함됐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이 리스트에 5명 이상을 배출한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파워리스트 순위가 지난해 20위에서 올해 10위로 급상승했다. LG전자의 전장 기술, LG화학의 소재,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등의 계열사를 이끌며 자동차 업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모터트렌드는 “(LG그룹은) 자동차 산업에 배터리와 핵심 부품을 제공해 전기차와 AI, 로봇, 소프트웨어 및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채택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구 회장도 회장에 오른 지 약 6년 만에 자동차 업계의 거물(major player)이 됐다”고 평했다.
모터트렌드 올해의 인물에는 지난해 미국 빅3 자동차 업체를 상대로 파업을 이끈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순위가 지난해 29위에서 올해 6위로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차량용 반도체는 물론 자율주행 시스템 등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메리 바라 GM 회장(17위),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8위),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11위), 짐 팔리 포드 CEO,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CEO(28위)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계 수장들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50인에 포함됐다.
전기차 업계에서는 중국 최대 전기차·배터리 회사 BYD의 왕첸푸 회장(3위)과 베트남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를 이끄는 팜느엇브엉 빈그룹 회장이 처음 리스트(47위)에 등장했다.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42위에서 50위로 더 떨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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