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가 2024년 2월 국내 공장 재정비에 따른 가동 중단, 수요 위축 등으로 내수 판매 부진을 겪었다. 다만 수출은 기아를 제외하고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GM 한국사업장만 내수와 수출 모두 전년 동월 대비 성장했다.
현대자동차는 2월 판매량 31만4909대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4.1%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국내 판매량은 4만7653대로 전년 대비 26.7% 감소했다. 반면 해외 판매는 1.5% 증가한 26만7256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내수 부진에 대해 아산공장 전기차 설비 공사, 울산 3공장 라인 합리화 공사로 ‘그랜저’, ‘아반떼’ 등 일부 차종의 생산 중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설 명절이 1월이었던 2023년과 비교해 근무일수가 줄었고 전기차 보조금 발표가 예년보다 늦어져 사실상 전기차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2월 국내 판매에 영향을 끼쳤다.
세단은 그랜저 3963대, ‘쏘나타’ 1423대, 아반떼 2292대 등 7776대를 팔았다. 레저용차량(RV)은 ‘팰리세이드’ 2365대, ‘싼타페’ 7413대, ‘투싼’ 3070대, ‘코나’ 1455대, ‘캐스퍼’ 3118대 등 1만8299대 판매됐다. ‘포터’는 6355대, ‘스타리아’는 2878대 판매됐으며 중대형 버스와 트럭은 1763대 판매됐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 3256대, ‘GV80’ 4652대, ‘GV70’ 1805대 등 1만582대 팔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산공장 전기차 설비 공사, 울산 3공장 라인 합리화 공사가 완료되며 차량 생산이 정상화된데다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된 만큼 3월은 이연된 수요가 해소되며 판매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아는 2월 24만2656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4만4008대로 12% 줄었다. 해외 판매는 2.8% 감소한 19만8348대 판매됐다. 특수 차량 판매는 300대를 기록해 22.7% 감소했다.
기아 역시 2월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설 연휴로 인한 근무 일수 감소, 역기저효과, 늦게 확정된 전기차 보조금 등을 꼽았다.
전 세계 차종별 실적은 ‘스포티지’가 4만7643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셀토스’가 2만5425대, ‘쏘렌토’가 2만4879대로 뒤따랐다.
국내에서는 쏘렌토가 8671대 판매돼 가장 많이 팔렸다. 승용은 ‘레이’ 3972대, ‘K5’ 2970대, ‘K8’ 2165대 등 1만1753대 판매됐다. RV는 쏘렌토를 비롯해 ‘카니발’ 7989대, 스포티지 6991대, 셀토스 3967대 등 2만9078대 팔렸다.
상용은 ‘봉고Ⅲ’가 3077대 팔리는 등 버스를 합쳐 3177대 판매됐다.
해외 실적의 경우 스포티지가 4만 652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이 됐다. 셀토스가 2만1458대, ‘K3’(포르테)가 1만8531대로 뒤를 이었다.
특수 차량은 국내외에서 각각 68대, 232대 판매됐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달은 전년보다 전기차 보조금이 늦게 발표되고 근무일수가 감소했으며 역기저효과까지 발생해 전년 대비 판매가 감소했다”며 “하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 중심으로 견조한 판매를 유지하고 있고 국내 전기차 보조금도 확정됐기 때문에 이번달부터 판매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M 한국사업장은 2월 3만63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6.9% 증가했다. 이는 20개월 연속 전년대비 판매 증가세다.
GM 한국사업장의 2월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77.9% 증가한 1987대를 기록했다. 내수 실적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1447대 판매되며 이끌었다. 또 쉐보레 ‘트래버스’는 117대 판매돼 전년 대비 37.6%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전년 대비 14.2% 증가한 2만8643대를 판매해 23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파생모델 포함)가 해외에서 전년 대비 144.6% 증가한 1만6278대 판매돼 실적을 견인했다.
구스타보 콜로시(Gustavo Colossi) GM 한국사업장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GM은 새롭게 상품성이 강화된 2024년식 GMC ‘시에라’를 최근 출시하는 등 국내 고객들을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KG 모빌리티(KGM)은 2월 내수와 수출을 합해 9452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9.4% 감소했다. 내수는 부진했지만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2개월 연속 월간 9000대 판매를 넘어섰다.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44.8% 줄어든 3748대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은 5704대로 56.4% 증가했다.
KGM은 내수 판매 감소세의 원인으로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지속된 소비 심리 위축 등 영향을 꼽았다.
수출의 경우 헝가리와 영국, 스페인, 튀르키예 지역 등으로 판매가 늘며 전달에 이어 5000대 판매를 넘어섰다. 전월 대비로도 5.4% 증가해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차종별로는 2023년 12월부터 선적을 시작한 ‘토레스 EVX’ 543대를 포함해 ‘렉스턴 스포츠&칸’이 1553대로 전년대비 30%, ‘티볼리’가 1454대로 152.4% 증가했다.
정용원 KGM 대표는 “토레스 EVX 등 경쟁력 있는 모델의 글로벌 론칭 확대는 물론 내수 시장 대응 강화를 통해 판매 물량을 더욱 늘릴 것이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2월 내수와 수출을 합해 6877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1807대로 전년 대비 18.5% 감소했지만 수출이 2.8% 증가한 5070대를 기록했다.
내수 시장에서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는 905대 판매돼 가장 많이 팔렸다. 이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년 대비 161.3% 증가한 580대로 전체 XM3 판매의 64%를 차지했다.
중형 SUV QM6는 전년 대비 14.4% 감소한 803대 팔렸다. 이중 액화석유가스(LPG) 모델 QM6 LPe가 552대 판매돼 QM6 전체 판매의 7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수출 실적은 차종별로 XM3가 하이브리드 2984대를 포함해 4744대, QM6가 308대를 기록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