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급증한 포트홀
지자체 업무 처리에 의혹
공무원이 밝힌 현 상황은?
초보 운전자든 30년 경력의 베테랑 운전자든 모두에게 공포스러운 포트홀. 잘못 밟으면 휠 정렬 상태가 틀어지는 것은 물론 휠이 긁히거나 타이어가 찢어지기 일쑤다. 최악의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도 하는 만큼 지자체의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올겨울 들어 포트홀을 밟았다는 경험담이 유독 많아진 분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트홀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포트홀 상황 심각하긴 하네”. “요즘 도로 상태가 이상한 것 같다”와 같은 게시물이 쏟아지는 상황. 포트홀 피해 사례는 많지만 그 원인과 대책은 나오지 않아 운전자들의 불만이 쏟아진다. 이러한 가운데 지자체 도로 담당 공무원이 쓴 것으로 보이는 게시물이 올라와 주목받는다.
최근 변경된 제설 방침
미리 염화칼슘 뿌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안녕? 도로 보수 담당 공무원이야. 포트홀 겁나 많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모 지자체에서 몇 년간 도로 담당 공무원으로 근무해 왔다는 작성자 A씨는 “우리 지자체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라며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올해 포트홀이 많이 생긴 가장 큰 원인으로 ‘무분별한 염화칼슘의 살포’를 꼽았다.
기존에는 눈이 내린 후 염화칼슘을 뿌리는 것이 기본이었으나 초동 대처가 느리다는 민원과 언론 보도가 많았다고 한다. 이에 지자체에서는 눈 예보가 있으면 미리 염화칼슘을 뿌리는 사전 살포로 방침을 바꿨다고 A씨는 설명했다. 문제는 일기예보의 정확도가 완벽하지 않은 만큼 사전 살포 후 눈이 내리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스콘 품질도 문제
보수 후 금방 망가져
눈 대신 비가 내리는 날 염화칼슘이 녹으면 아스콘의 미세한 균열 속으로 침투하게 된다. 무엇보다 올겨울은 기온 변동이 커 아스콘이 쉽게 손상된 만큼 포트홀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을 거라고 A씨는 설명했다. 또 한 가지 원인으로는 아스콘 품질을 꼽았다. 건설폐기물 관리법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도로포장 시 40% 이상의 순환 아스콘 사용이 의무다. 기존 도로 폐쇄로 얻은 순환 아스콘은 품질이 좋지 않아 금방 파손된다는 단점이 있다. 보수 공사를 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포트홀이 다시 생기기 일쑤라는 것이다.
하지만 동절기에 기온이 낮으면 이마저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낮은 기온에 보수 공사를 하면 시공 중 아스콘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없다. 이에 ‘록하드’라고 불리는 긴급 보수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매뉴얼대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A씨는 설명했다. 포트홀이 물기를 머금은 상태에서 사용하면 금방 떨어져 나가는데, 도로가 마를 때까지 기다리면 민원이 쏟아진다는 이유였다. 이후 눈, 비가 오면 다시 떨어져 나가고 또다시 록하드로 보수하기를 반복하는 악순환이 이어져 오고 있었던 것이다.
인원 부족 또한 심각해
네티즌 반응은 이랬다
도로 유지 관리 인력 또한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구별로 1명씩인 도로 유지 관리 담당 공무원이 전화 민원 접수, 국민 신문고 처리, 영조물 보상 접수, 도로 공사 설계 및 감독 등의 업무를 모두 맡는다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업무량 급증으로 2인 1조 작업 규정도 지켜지지 않는다고 A씨는 토로했다. 도로 보수 공사 시 교통 통제 인원까지 최소 2명의 인원이 1조로 움직여야 하지만 인원 부족으로 혼자 도로 한복판에서 보수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해당 게시물에는 네티즌들의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일선에서는 또 고충이 많았구나”. “민원이라는 게 순기능도 있지만 진상에 인한 문제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악의적으로 기사 쓰는 언론사들도 문제”. “비합리적인 민원도 다 수용해야 하는 관행이 문제” 등의 댓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인구도 줄어서 인프라 보수가 더 어려울 텐데 어쩌냐“. “과적 차량도 때려잡아야 한다”와 같은 반응도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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