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가 국내 이용자와 스트리머를 고려하지 않은 채 망 이용대가가 비싸다며 일방적 철수를 선언한 데 대한 논란이 거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트위치에 이용자보호를 실행하라며 시정조치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사들은 한국 망 이용대가가 10배 비싸다는 트위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한국의 망 이용대가는 결코 세계시장에 비해 비싸지 않다고 반박했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최근 27일 국내 철수를 선언한 트위치를 상대로 이용자보호 계획 등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사전 통보했다.
시정조치안 통보는 방통위가 의결을 앞두고 대상 기업에게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다. 트위치가 국내에서 법인을 철수하는 만큼 실질적 제재는 어렵다. 트위치 철수가 국내 이용자에 피해를 일으키는 행위임을 확인하며, 이용자보호 방안을 제시하라는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임 실시간방송 서비스인 트위치는 한국법인 철수 후 스트리머 등과 계약이 해지된다. 다만, 일반 시청자까지 외국 사이트에 접속해 콘텐츠 시청을 허용하게 할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트위치의 일방적 국내시장 철수를 두고 통신사 반발이 거세다. 트위치는 한국의 10배 비싼 망 이용대가 때문에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중소 콘텐츠기업(CP) 생태계에 망 이용대가가 위협이 된다는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통신사들은 한국의 망 이용대가가 전혀 비싸지 않다며 트위치 행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망 이용대가는 기업간거래(B2B)이기 때문에 구체적 금액을 알기 어렵다. 하지만,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제공하는 클라우드서비스는 △인터넷회선(통신사 회선 재판매) △클라우드 서버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이용료를 결합해 제공하면서 표준요율을 제시하므로, 망 이용대가 원가를 추정 가능하다.
원가에 해당하는 망 이용대가가 세계시장별로 다르다면, AWS 이용요금도 세계시장별로 모두 달라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 호주 등에 비해서는 소폭 비싸지만, 대만·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 등 주요 아시아국가와 동일한 수준이다. 통신사가 제시한 AWS 요금표에 따르면, 10TB 용량 회선에서 1GB를 이용하는데 드는 요금이 한국은 12센트, 일본은 111센트, 8센트 수준을 기록했다.
트위치 주장대로 한국 망 이용대가가 세계시장에 비해 10배가 넘는다면, 트위치 모회사이자 국내 시장 70%에 해당하는 클라우드 데이터를 제공하는 아마존은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통신사 주장이다.
중소CP는 통신사와 인터넷회선 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대부분 AWS 등 클라우드를 이용한다. CP가 망 이용대가 때문에 사업하기 어렵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통신사는 반발했다.
KTOA는 “대표성이 부족한 특정 기업의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우리나라의 망 이용대가가 해외에 비해 비싸다고 말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며 “오히려 글로벌 대형 CP가 서비스 요금을 43%나 기습 인상하면서도 망 이용대가 지불은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 인터넷 인터넷 생태계의 불공정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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