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5명 중 1명이 중국 온라인쇼핑 앱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와 테무의 성장으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광고 사업은 수혜가 기대되지만, 커머스 분야는 중·장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알리, 1년 만에 이용자 2배 이상 증가
19일 앱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의 지난달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각각 560만명, 460만명으로 집계됐다. 두 앱의 합산 MAU가 1020만명에 달한다.
알리의 지난해 1월 MAU는 252만명 수준이었다. 테무는 한국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8월 MAU가 33만명에 불과했다.
알리는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알리바바에서 운영하는 해외직구 서비스다. 한국에서 2018년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배송이 오래 걸려 서비스 초기 이목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열고 물류에 투자하면서 배송 기간을 최소 3일로 단축했다. TV 광고, 옥외광고 등을 통한 대대적인 마케팅도 진행했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제품을 기반으로 무료 배송·반품까지 내세우며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가 운영하는 테무도 지난해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알리보다 더 싼 가격으로 입소문이 났다. 핀둬둬는 중국에서 이미 내수 이커머스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지난해 11월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 네이버·카카오 “알리·테무 광고 투자 기대”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침공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기업 모두 커머스가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커머스 부문에서 고성장하며 역대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네이버쇼핑 등 커머스 부문 매출은 2조5466억원으로 재작년보다 41.4% 급증했다. 카카오도 지난해 4분기 카카오톡을 활용한 커머스 사업인 톡비즈 매출이 2조10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당장은 알리와 테무의 위협론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알리 등이 국내 IT 플랫폼에 광고를 집행하는 광고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 쇼핑 모델은 광고 중심이라 (중국 플랫폼은) 경쟁 상대일 뿐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이기도 하다”며 “알리는 네이버와 연동해 광고를 집행하고 있고, 테무도 광고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15일 진행된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알리와 테무가 국내 진출을 본격 전개하는데, 가격 소비 중심의 이커머스 플랫폼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카카오는 가격 소비보다는 가치 소비를 지향하고 있으며, 직접 영향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플레이어의 참여로 마케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카카오에 대한 광고비 집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알리와 테무가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과의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알리는 한국 익일배송 제공을 위해 국내 물류센터 건립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단국대 경영학과 교수)은 “당장은 네이버, 카카오가 저가 공산품을 중심으로 한 알리, 테무와 제품 카테고리가 크게 중복되지 않는다”면서 “현재 상황에선 광고 사업에서 알리와 테무로 이익을 보는 것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리와 태무의 국내 이용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고, 물류 투자를 통해 상품 카테고리도 확대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견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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