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터널만 들어가면 과속
우리나라는 산이 많다. 그래서 터널도 흔하다. 심지어 수 km에 달하는 장거리 터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터널 총 개수는 2013년 대비 2,061개 증가한 3,720개다. 산이 보이면 그 곳에 터널이 하나 쯤 있는 수준이다.
운전자들은 터널에서 유독 과속 단속에 걸리는 일이 많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속력이 점점 빨라지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이유 때문일까?
과속 부추기는 터널
터널 구조를 살펴보면, 의외로 과속을 부추기는 요소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배수 및 환기를 위해 마련된 종단 경사가 있다.
터널 내 도로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수준의 경사를 구현했다. 최대 6%의 경사(3.4도)로 구성된다. 즉, 속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속 페달을 일정한 세기로 밟고 있으면 점점 속력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겉 보기에 평지 같지만 아래로 점점 내려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길이가 상당히 긴 터널은 간혹 경사진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한편 터널 안에서 발생하는 교통풍도 무시할 수 없다. 교통풍은 차가 주행할 때 생기는 바람이다. 개방된 곳에서는 흩어지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터널 내에서는 교통풍이 주변 차들에 의해 계속 발생하면, 공기의 흐름인 기류가 형성된다. 즉, 이 기류가 차를 앞으로 밀어내는 효과가 생겨 점점 속력이 붙을 수 있다. 단순하지만 이런 작은 변화로 인해 영문도 모른 채 어느새 과속을 하게 된다.
착각 때문에 터널 과속
터널 내 과속은 운전자의 착각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정확히는 착시 때문인데, 터널 안은 개방된 도로와 달리, 좁고 똑같은 벽이 반복된다. 이로 인해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터널 내 조명도 영향을 준다. 터널 안에 설치된 조명에 계속 노출 되면 착시를 일으켜 가까이 있는 차를 멀리 있는 것처럼 느끼기 쉽다.
이와 별개로 청각적으로도 혼동을 주는 사례가 있다. 터널 내에 생기는 공명현상은 운전자를 마치 약에 취한 상태처럼 만든다. 터널을 운전하는 동안 운전자는 순간적으로 멍한 느낌을 받고, 다소 들뜬 상태가 되는데, 이로 인해 본인도 모르게 악셀을 강하게 밟게 된다.
에디터 한마디
터널 구조상 과속을 부추기는 요소들이 있다. 요즘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km이상 긴 터널에 형형색색 조명 또는 정신을 차리도록 유도하는 보조 시설을 설치하기도 한다.
터널 안을 주행중이라면 주기적으로 계기판을 보며 속도를 체크하자. 나도 모르게 과속 단속에 걸리거나 과속에 의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말이다.
“내 차 왜 이래” 유독 터널만 들어가면, 과태료 받기 쉬운 이유
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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