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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반토막 엔씨소프트, 실적 발표서 혼쭐…‘원조 1위’ 경영 능력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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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전경. /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전경. /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전경. /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시총 반토막 엔씨소프트, 실적 발표서 혼쭐…‘원조 1위’ 경영 능력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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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주은 기자] 지난해 긴 터널 같은 한 해를 보낸 엔씨소프트의 성과가 수치로 공개됐다. 간판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 매출은 계속 떨어지고, 흥행 신작은 부재한 상황에서 실적에 대한 여러 우려가 있었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이런 가운데 신사옥 건립 등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애널리스트의 비판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엔씨소프트 분기별 매출, 영업비용, 영업이익 추이.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엔씨소프트 IR 자료

엔씨소프트 분기별 매출, 영업비용, 영업이익 추이.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엔씨소프트 IR 자료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7989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2022년 대비 30.8%, 75.4% 급감한 수치다.

시장은 리니지 관련 매출이 매 분기 꾸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시장에 동종 장르의 게임이 범람과 수익모델에 대한 이용자 비판이 거세진 것이 매출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신작인 PC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쓰론앤리버티(이하 TL)’ 출시 효과도 실적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TL은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 앤 소울’ 출시 이후 11년 만에 선보인 게임으로, 리니지급 대작이라고 불릴 만큼 이용자 기대감이 높았던 게임이다. 지난해 12월 7일 게임이 출시돼 성과가 완벽히 온기 반영되긴 어려웠겠지만, 신작 출시에도 역설적으로 지난해 PC게임 매출은 전년(3904억원)보다 6% 줄은 3651억원을 기록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최고재무책임자)는 “TL은 국내에서 출시된 이후 여러 가지 지표가 시장에서 좋아할 만큼 나오지 않는 건 잘 인지하고 있다”며 “콘텐츠 난이도, 조작 편의성, PVE(이용자 대 환경) 콘텐츠 밸런스 이슈 등으로 초반에 리텐션(재방문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성적이 공개되자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문준기 베어링자산운용 연구원은 “현재 대한민국 상장사가 자체적으로 거버넌스를 계획하는 상황에서 엔씨소프트는 반대로 가는 것 같아 주주로서 심히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지난 8일 기준 엔씨소프트 1만763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가평가액은 39억2400만원이다.

문 연구원은 세 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도 김택진닫기김택진기사 모아보기 대표가 128억원의 연봉과 성과급을 가져간 점 ▲1조9000억원 가량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자기자본이익률(ROE)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활용하지 않는 점 ▲전체 직원 5000명, 경영관리직원만 1500명인 상황에서 감원이 아니라 추가로 5800억원을 들여 신사옥(글로벌 RDI 센터)를 세우는 점 등이다.

그는 “RDI 센터를 세우고 개발비와 인건비를 더 쓸 거라면 주주에게 게임 파이프라인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줘야 한다”며 “이번 IR 자료처럼 게임별 매출을 감추는 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엔씨소프트는 외부 IP 인수로 부진한 실적의 타개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IP로만 서비스를 이어왔다면 앞으로는 여러 IP를 앞세워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순현금 1조9000억원 외에도 부동산이나 기타 유동화 가능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통해 인오가닉(지분투자 및 인수합병)하게 회사를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홍 CFO는 ”새로운 IP를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맞추고 있고 서구권과 동남아 시장에서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지역확장을 최우선 문제로 삼았다“며 “올해 내에는 진행하는 투자에 대한 방향성을 실질적 결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타이틀과 개발 중인 신작으로는 글로벌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는 데 집중한다. 특히 TL은 글로벌을 겨냥한 게임이었던 만큼, 파트너사인 아마존게임즈와 협업해 서구권에서 뚜렷한 성과을 보이겠다는 방침이다. TL은 연내 글로벌 출시될 예정이다.

신작 ‘배틀 크러쉬’와 ‘프로젝트 BSS’ 외에 ‘아이온2’ 개발 현황도 언급했다.

홍 CFO는 “아이온2는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IP고 전사적으로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PVP(이용자 간 전투)도 있으나 PVE(이용자 대 환경) 콘텐츠에도 역점을 두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실적발표 후 전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날 대비 3.99% 하락한 20만45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2월 9일 진행한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날 종가(47만5000원)에서 절반 이상 빠진 수준이다. 황제주로 불렸던 2021년 1주에 103만원대를 웃돌았던 걸 감안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보통주 1주당 313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635억6228만원이고 시가 배당률은 1.3%다. 오는 3월 28일엔 판교 R&D센터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요 안건은 김택진 대표의 재선임. 박병무 대표 후보자의 신규선임, 이재호 사외이사 후보자의 신규선임 등이다.

이주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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